동국대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건강칼럼

대학병원의 호흡기내과에 내원하는 환자 중에서 많은 수가 호흡곤란, 즉 숨이 차는 증상을 가지고 병원을 찾는다. 특히 요즘 같이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거나 더위로 인한 오존주의보가 발생할 경우 내원 환자의 수는 급증한다. 자신의 호흡을 편안하지 않게 자각하는 상태인 호흡곤란은 호흡이 짧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호흡곤란은 안정시 호흡곤란과 운동시 호흡곤란으로 나누게 되고, 누워 있는 자세에서 악화되는 호흡곤란도 있고 반대로 서 있는 경우에 심해지는 호흡곤란도 있게 된다.


영국의학회에서 분류한 운동시 호흡곤란의 단계를 보면 0단계는 격렬한 운동시를 제외하고는 호흡곤란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1단계는 언덕을 오르거나 빨리 걸으면 숨이 차는 경우, 2단계는 동년배와 같이 걸었을 때 숨이 더 차는 경우, 3단계는 100미터를 걷거나 몇 분 후에 호흡곤란으로 쉬어야 하는 경우 4단계는 호흡곤란으로 주로 집에만 있거나 옷을 입고 벗을 때도 숨이 찬 경우이다.


호흡곤란은 크게 호흡기 질환, 심장질환, 빈혈이나 갑상선질환 같은 전신 질환,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 심리적인 원인에 의한 호흡곤란은 대개 가만히 있는 경우에 일어나게 되고 숨이 안 쉬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 한 숨을 쉬게 되며 운동시 악화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과호흡을 하는 경우에는 숨을 헐떡이게 되고 과호흡에 대한 이차적인 호흡성 알칼리 혈증에 의해 의식소실,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과호흡증인 경우에는 봉지 호흡을 하여 알칼리 혈증을 줄여 주는 것이 치료의 한 방법이다.


뚜렷한 유발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대개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젊은 환자가 안정시 호흡곤란으로 내원하는 경우에는 심리적일 가능성이 높다. 다른 전신증상에 의한 호흡곤란은 운동시 악화되고 야간 호흡곤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가슴통증을 동반하거나 전신부종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심장질환의 가능성이 높고 심전도 및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호흡기적 문제로 호흡곤란을 보이는 경우는 다양하다. 우선 급성 호흡 곤란으로 이물질 흡입에 의한 상기도 폐쇄, 기도 수축 등이 있고 기흉, 폐혈관이 응고된 혈액으로 막힌 폐혈관 색전증등이 있다. 이러한 급성호흡곤란은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호흡곤란은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같은 기도 폐쇄성 질환, 폐렴, 폐암, 간질성 폐렴과 같은 폐실질 질환, 흉수와 같은 늑막질환, 척추측만증, 척추압박골절과 같은 흉곽질환, 호흡근 질환등이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흡연력과 나이, 기침, 가래, 쌕쌕거림, 다른 전신 질환 등의 동반증상이 중요하고 흉부 일반 촬영, 흉부 컴퓨터 단층 촬영과 폐기능 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된다.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인 경우에는 쌕쌕거리는 소리를 동반하게 되고 서서히 진행되고 기침이나 가래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가장 흔한 만성 호흡곤란의 호흡기적 원인이며 흡연과 연관이 있다. 또한 드물지만 서서히 진행하는 호흡곤란의 원인으로 간질성 폐렴이 있는데 류마티스 질환과 연관된 경우 예후가 좋은 편이나 원인 없이 생기는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간질성 폐렴중 대표적인 것이 특발성 폐 섬유화증인데 예전에 김희애가 주연으로 나왔던 TV드라마 ‘완전한 사랑’에 나와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졌다. 특발성 폐섬유화증은 말 그대로 간경화처럼 폐가 딱딱하게 굳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효과가 입증된 약제가 없고 평균 생존율이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급성 호흡곤란 뿐 아니라 만성적인 호흡곤란 증상이 있을 경우, 특히 운동시 호흡곤란이나 야간 호흡곤란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 및 치료가 필요하다.

윤영순 동국대학교일산병원 호흡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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