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건강 - 회전근개 파열과 어깨질환

오십견은 진단명이 아닌 ‘증상’
어깨통증 주범, 회전근개 파열 
오랫동안 축적된 퇴행성 변화  
방치 말고 조기 진단·치료해야 

 

문진웅 활기찬병원장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어깨관절에 염증이 생겨서 불편하고 힘들어 지면서 점점 더 어깨를 안 쓰게 되어 나타나는 포괄적 증상이 오십견”이라며 “어깨질환 치료 시 수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활이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활기찬병원)

 

[고양신문] 멋지게 아빠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중학생 아들과 축구 시합을 하며 힘차게 달렸다. 갑자기 어깨근육 쪽이 두둑하며 저리고 아팠다. “안 쓰고 말지 뭐” 하며 방치하고 지낸 지가 2년이 넘었다. 요즘은 가만히 있어도 어깨 앞쪽이 욱신거리며 아프다.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가 파열됐나 생각했다.

문진웅 활기찬병원장은 “정확한 진단을 해봐야 알겠지만 증상을 봐서는 기자님은 이두박근 건염일 가능성이 크네요”라며 “사실 회전근개만 잘 알아도 어깨질환의 70%정도는 이해하는 셈”이라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회전근개 손상이 어깨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알고 있다. 
회전근개 손상은 단독으로 떨어진 질환이 아니다. 어깨의 모든 카테고리가 다 연결된 질환이다. 어깨에는 어깨뼈를 덮고 있는 네 개의 근육(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이 합해져서 하나처럼 된 회전근개라는 힘줄이 있다. 이 근육중 하나 혹은 그 이상이 손상되거나 파열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회전근개 질환이다. 가장 흔하게 파열되는 것은 극상근이다. 

왜 극상근이 잘 파열되나. 
고기를 먹다 보면 뼈에 힘줄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의 근육도 끝부분이 힘줄로 변해서 뼈에 붙어있다. 어깨에는 지붕뼈 역할을 하는 견봉이라는 부분이 있다. 해부학적으로 우리가 팔을 들어 올리거나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이 견봉은 극상근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일으킨다. 그 마찰 과정에서 처음 통증이 발생하는 단계가 어깨충돌증후군이고, 견봉과 극상근이 계속 부딪히면서 회전근개 부분파열이나 완전파열에까지 이르게 되는데 결국 이것도 일종의 퇴행성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근육이 파열되는 것이 왜 퇴행성인가.
파열되는 그 과정이 퇴행성 변화라는 것이다. 견봉과 극상근의 지속적인 마찰 과정에서 젊을 때는 탱탱하고 건강해서 별 문제가 없었던 힘줄이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탄력을 잃게 되고, 수십 년 간 계속된 마찰로 인해 점점 마모되고 너덜너덜하게 해지며 심하면 찢어진다.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로 점점 약해지다가 결국 파열되는 것이다. 이처럼 회전근개 파열은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어깨를 많이 쓰는 운동이나 팔을 뻗은 상태에서 넘어지는 등의 외상에 의해 끊어질 수도 있다.    

어깨통증은 대충 참고 넘기기 쉬운데.
통증이 온다는 것은 우리 몸에서 ‘내가 지금 문제 있으니까 신경을 좀 써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방어기제다. 그런데 회전근개 손상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어깨가 적응해서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고, 약간 손상되더라도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여러 근육과 인대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느 한 부분이 손상돼도 다른 근육과 인대가 그 역할을 분담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충 견디다가 통증이 더 심해졌을 때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회전근개 파열 증상이 중증일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으로 관절 내부를 모니터링하면서 파열된 힘줄을 튼튼하게 봉합하는 ‘이중가교봉합술’을 한다.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
통증기간은 어느 정도 되는지, 외부에서 치료를 한 적이 있는지, 본인이 자활 치료를 어느 정도 했는지 등과 의사의 진찰과 경험을 통해 파악해보기도 하고, 초음파를 통한 진단을 시도해보기도 하지만 이런 방법은 주관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금전적 부분 때문에 과잉진료 아닌가 오해하기 쉽지만,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MRI 외에는 없다. 

병의 초기단계에는 진통소염제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하지만, 중증일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으로 관절 내부를 모니터링하면서 파열된 힘줄을 튼튼하게 봉합하는 ‘이중가교봉합술’을 한다. 사실 이렇게 MRI판독으로 회전근개 파열을 진단하고 관절내시경을 통해 치료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15년도 채 안 된다. 그 이전에는 진단과 치료방법 자체가 없었던 분야다.

어깨질환 하면 오십견이 떠오른다.
오십견은 진단명이 아니고 증상이다. 주로 50대 전후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명칭이 붙여졌고, 어깨가 굳는다는 의미로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고도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다양한 어깨 질환에 대한 진단명이 세분화돼 있기 때문에 오십견을 진단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어깨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활동범위가 넓은 관절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그만큼 가동성이 크기 때문에 관절을 싸고 있는 캡슐 자체도 굉장히 유연하다. 그런데 어깨충돌증훈군, 회전근개파열, 슬랩병변, 관절와순 파열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염증이 발생해서 불편하고 힘들게 되어 점점 더 어깨를 안 쓰게 되면 그 유연한 캡슐이 어떻게 되겠나. 오십견은 그 캡슐이 결국 굳어 버려 팔이 잘 안 올라가고 지속적으로 어깨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봐야 한다. 

어깨 탈구가 병역면제 단골 질환이었다.  
사실 어깨 탈구에 관한 수술은 환자와 전문의의 주관적 상황 판단에 근거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의사의 양심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은 기준이 강화돼 한번 수술 후 재파열로 인한 재수술을 하는 경우만 면제다. 1차 수술 후 MRI와 재파열된 MRI가 다 제출되어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습관성 어깨 탈구는 왜 일어나나.
습관성 견관절 탈구는 스키나 축구 등 운동을 하다가 외상으로 어깨가 빠진 후 작은 외상이나 충격 또는 힘을 쓸 때 어깨가 반복적으로 빠지기도 하고, MDI(Multi-directional Instability) 라고 부르는 다방향성어깨불안정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어깨 근육 강화운동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심하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관절낭과 관절외순을 봉합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제 어깨 통증 증상은 이두박근 건염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흔히 ‘알통을 만드는 근육’으로 알려져 있는 이두박근은 근육의 힘줄이 두 갈래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루브(groove)라고 불리는 어깨의 고랑 부분에 있는 힘줄에 마찰이 생기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어깨관절을 순간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반복적으로 과하게 사용하면 발생하고 주로 어깨의 앞쪽에 통증이 발생한다. 소염제나 체외충격파로 간단히 치료해도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석회화 건염은 어떻게 발병하나.
어깨를 둘러싼 힘줄에 석회질(돌)이 침착되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이 석회화 건염인데, 연령대와 무관하게 발병하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초기에는 소염진통제나 항염증 주사치료, 물리치료를 하고 석회성 물질을 깨뜨리는 체외충격파가 가장 효과가 좋다. 재발하는 경우나 크기가 큰 석회질인 경우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 관절경 이용 제거술을 시행한다.

 

어깨는 360도 운동 범위를 내주어야 하는 신체부위이기 때문에 어깨 질환은 수술이 40%라면 재활이 60%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어깨질환 치료 시 주의 할 점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지금까지 경험적으로 봤을 때 정형외과에서 재활치료의 중요성이 가장 큰 부분이 어깨질환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깨는 360도 운동 범위를 내주어야 하는 신체부위이기 때문이다. 수술이 40%라면 재활이 60%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수술 후 의사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재활을 유도하고 환자가 얼마나 잘 따랐느냐에 따라 환자는 3개월 후 행복하게 웃을 수도 있고, 괜히 수술했다고 후회할 수도 있다. 


[문진웅 활기찬병원장 프로필]
● 인천 기독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 명지병원 슬관절, 견관절 전임의 
● 인하대 병원 외래교수
● 전)목동 힘찬병원 정형외과 과장
● 전)일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 
● 전)강서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소장
● 대한 정형외과 학회 정회원
● 대한 관절경 학회 정회원
● 대한 슬관절 학회 정회원
● 미국 정형외과 학회(AAOS) 연수
●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ST, FRANCIS HOSPITAL 인공관절 연수 

 

2012년 1월 덕양구 화정동에 개원한 활기찬병원은 각 분야의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관절, 척주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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