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보리책놀이터와 함께 한 ‘달빛걷기’

둥근 보름달을 보며 '달빛걷기'를 마친 참가자들과 유창석 원장(뒷줄 중앙), 이승희 관장(오른쪽 끝)

 [고양신문] 

“달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특별한 느낌이 있나요?”
유창석 한의사의 질문에 참가자들은 토끼, 달과 관련된 책, 달나라 여행 등 각자의 대답을 내놓는다. 한 참가자가 ‘보름빵’이라고 말하자 유창석 원장(차서한의원)의 유쾌한 답변과 참가자들의 웃음이 이어진다.
“보름에는 식욕이 늘어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안돼요. 다이어트는 그믐에 시작해야 해요.”

지난 9일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보리출판사 내 ‘보리책놀이터’(대표 이승희)에서 ‘달빛걷기’ 행사가 진행됐다. 오전부터 비가 오락가락 내리고 바람도 다소 쌀쌀하게 불어 ‘이런 날 달을 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환한 보름달이 잠깐씩 얼굴을 드러내 참가자들의 마음을 넉넉히 채워줬다.

보름달과 몸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유창석 차서한의원 원장

보리책놀이터에서 몇 해 전부터 주관하고 있는 ‘달빛걷기’는 매달 보름(음력 15일) 즈음에 걷기·생태·환경 전문가들을 초청해 진행됐다. 달에 관한 그림책을 읽고, 달빛 속을 걸으며 강의를 듣고, 달 그림도 그리면서 일상에 지친 심신을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은 유창석 원장과 함께 진행한 첫 시간으로 이전과는 조금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먼저 유 원장은 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참석자들에게 묻고 달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들려줬다.

“달은 태양만큼이나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줍니다. 서양의 경우 보름달이 뜨면 늑대인간이나 드라큘라가 연상될 정도로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데, 우리에게 달은 신비롭고 상상력을 키워주고 꿈을 꾸게 해 주는 존재입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보름이 되면 달의 인력이 세지면서 양이온이 지구 표면에 가까워지는데, 혈액의 음이온이 만나 피의 순환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지고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기 쉽다. 그러므로 보름달이 뜰 때는 가만히 앉아있기보다는 몸을 많이 움직여야 뇌의 압력이 줄고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것.

이어 유 원장은 우리 몸을 바로잡아주는 중요한 포인트인 혈 자리에 대해 설명했다. 혈 자리에 자극을 주면 생체전류인 전자기력이 생기고, 이런 전기 자극을 유도하는 것이 바로 침이라는 것이다.

 

보름밤 달빛 아래를 걷고 있는 '달빛걷기' 참가자들

참가자들은 유 원장의 설명에 따라 양쪽 손목과 발목 6곳에 혈 자리를 살려주는 패치(자석 침)를 붙였다. 이어 “숫자마다 활성화되는 고유의 에너지가 있어서 그 숫자를 내뱉을 때 머리와 인체가 더 활성화된다”며 당일 날짜와 시간에 맞춰 계산해 낸 수 8자리를 각자 발걸음에 맞춰 하나씩 소리 내어 암송하기도 했다.

주최측에서는 몸을 따듯하게 해서 느려진 혈액 속도를 회복하는 효능이 있다며 참가자들에게 약차도 제공했다. 계피나무의 줄기인 ‘계지’외에 여러 가지 약재를 넣어 끓인 약차는 맛과 향이 은은했다.

달빛걷기에 참석한 50대의 한 참가자는 “달에 대해 생각도 하지 않는 시대에 달빛을 보며 걸으니까 재미도 있고 운치도 있어서 참 좋았다”면서 “달과 몸, 건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걷다보니 둥근 보름달의 특별한 기운이 몸과 마음에 가득 차는 기분”이었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개인 또는 가족단위로 참석할 수 있는 ‘달빛걷기’ 행사는 매 월 보름마다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문의 031-950-9550

 

'달빛걷기' 행사가 진행된 보리책놀이터가 있는 보리출판사 2층 서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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