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대교와 나란히 놓여있는 신곡수중보. (사진=고양시)


4대강 보 개방취지 역행하는 공사
보 철거 반대 논리 작용할 것 우려

[고양신문] 한강하구 신곡수중보가 철거되면 서울구간 한강 수위가 낮아져 유람선 운항에 차질이 생기지만 서울시가 보란 듯이 여의도에 대규모 선착장을 만들겠다고 선언해 향후 수중보 철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 정부 들어 4대강 보를 상시개방할 것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한강 하류 고양시 구간에 설치된 ‘신곡수중보’도 전면 철거해달라는 여론이 거세다.

지금까지 신곡수중보 철거와 관련해서는 인근 지자체와 어민, 환경단체, 중앙정부 등 이해당사자 간의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아 철거에 어려움이 있었고 국토부도 보 철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 관리 주체가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될 수도 있어 이후 철거가 전향적으로 검토될지 관심을 끌고있다.

신곡수중보와 관련한 서울시 용역(2015년 공개)에 따르면 보 철거는 경제적, 환경적으로 유익하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 15일 한강변에 대형 선착장을 만드는 토건사업을 준비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서울시의 유람선 운항 활성화 사업이 신곡수중보 철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700톤급 선박과 개인요트, 수상택시 등 민간과 공공을 망라한 선박들의 입출항이 가능한 2100㎡ 규모의 대형 선착장을 2019년까지 여의도에 만들겠다고 15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팀장은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면 서울시 구간의 한강 수위가 약 1m 이상 낮아지는데 나중에 서울시가 선착장으로 선박이 드나드는 것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보 철거 반대 논리를 펼 수도 있어 보 철거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우려되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선착장 설계공모 당선작만 발표한 상황이며 실제로 설계에 들어가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이라며 “통합선착장은 서울시가 보유한 가장 큰 유람선(아라호)인 700톤급 선박까지만 입출항이 가능하며 수위가 낮아지더라도 서울시 한강구간은 준설작업이 잘 돼 있어 수변의 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여객선 운항에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보 철거를 감안해서 설계에 들어가면 환경단체가 우려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철거가 논의되고 있는 신곡수중보는 1988년 김포시 신곡리와 고양시 신평동을 잇는 총 길이 1007m의 고정보와 가동보로 설치됐다. 고양쪽으로는 길이 883m 물속에 높이 2.4m 고정보, 김포방향 124m에는 너비 20m에 높이 5m 수문 5개의 가동보를 만들어 서울 잠실수중보와 함께 한강 수위를 최소 2.6m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담수호를 만드는 기능을 하고 있다.

신곡수중보 설치 이후 강물 흐름과 바닷물 유입이 차단되면서 상류로부터 내려온 유기물 등이 퇴적돼 수질오염이 심각하고, 물길 변화로 생태계적 단절이 발생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등은 신곡수중보의 철거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재 신곡수중보 철거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펴고 있는 곳은 김포시, 고양·서울·김포의 환경단체, 김포(전류리) 어민 등이다. 철거에 부정적 입장을 내고 있는 곳은 고양(행주) 어민, 국토부,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농민 등이다. 환경부와 서울시, 고양시는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영강 고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새정부 들어 4대강 보를 개방하고 물길을 터 자연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유독 한강만은 30년 전 보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오히려 한강변에서 유람선 운항을 위한 토목공사를 진행하려 한다”며 “한강 재자연화에 역행하는 개발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물길을 터 기수지역의 생태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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