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현동주민자치위, 구석기 유적 브랜드 작업 추진

 

[고양신문] “고양시 역사를 5000년 고양가와지볍씨만으로 제한하지 마세요. 5만 년 전 구석기 유적과 유물이 수백 점 쏟아져 나온 탄현동이 있습니다.”

탄현동주민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 진현국 위원장은 탄현동을 ‘구석기 유적을 품은 고양시 최초의 마을’이라고 소개하며 탄현동 구석기 유적에 대한 본격적인 브랜드 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탄현동에서 구석기 유물이 처음 발굴된 것은 10년 전이다. 2007년 탄현큰마을 임광진흥 아파트단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구석기시대의 유적지가 발견돼 3개월에 걸친 발굴 작업을 통해 찍개와 주먹대패 등 307점의 구석기 유물을 찾아냈다. 유물은 전문기관의 정확한 연대 측정과 연구를 통해 평균 5만 년 전 중기구석기 유물로 판명됐다. 유물 중 52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이고, 학술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명된 72점도 올해 추가로 국가에 귀속될 예정이다. 나머지 183점은 현재 국방문화재 연구원에서 보관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엔 차도 건너편 황룡산 기슭에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단지를 새로 건설하는 과정에서 구석기유적과 조선시대 분묘 유적이 또다시 발견돼 발굴을 진행한 결과 이번에도 228점의 다양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 2차 발굴된 유물들은 현재 정밀한 연구와 분류 작업을 진행 중인데, 역시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드러나 전량 국가에 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탄현동에서 발굴된 주먹도끼, 찍개 등의 구석기 유적.

하지만 탄현동에서 구석기 유적과 유물이 발겨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들은 많지 않다. 그동안 구체적인 활용계획이나 콘텐츠 개발이 추진되지 못한 까닭이다. 진현국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단계적으로 탄현동 구석기유물에 대한 콘텐츠 활용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탄현동 구석기유물의 가치를 알리는 일은 고양시의 문화 브랜드를 높이고 자긍심을 고취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치위가 추진 중인 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 첫 번째, 1차 발굴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 탄현호곡 어린이공원을 ‘구석기선사유적테마공원’으로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일산서구청으로부터 1억원의 사업예산을 확보해 조만간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 두 번째 추진사업은 2차 발굴지에 건설 중인 대우푸르지오 아파트단지의 단지 내에 공원과 주민편의공간을 각각 구석기테마공원과 구석기 유적 전시실을 만드는 사업이다. 현재 자치위는 건설회사측에 구석기문화 관련 테마공원과 전시공간을 조성해 줄 것을 제안해 놓았다.

▲ 세 번째는 구석기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홀트학교에서 임광진흥 아파트까지 약 1km에 이르는 홀트로 일부 구간에 구석기 문화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설치하자는 것. 이를 위해 현재 시 문화예술과와 주택과와 함께 TF팀을 구성 중이다.

사업 추진과 더불어 탄현동 주민들과 고양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 작업에도 열심히 나서고 있다. 지역주민은 물론 각급 기관장들을 찾아다니며 구석기 유적의 가치를 알리기도 하고, 지역주민공모를 통해 ‘5만 년 역사, 고양시 최초마을 탄현동’을 공식 캐치프레이즈로 정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8일에는 정동일 고양시 전문위원, 이재 국방문화재연구원장,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을 초청해 ‘탄현 구석기 유적 홍보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아울러 매년 가을에 열리는 마을축제인 탄현동 숯고개 축제를 올해부터 ‘숯고개 구석기문화축제’로 이름을 바꿔 구석기 브랜드를 알리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진현국 위원장을 도와 구석기 유적 브랜드작업에 열정을 쏟고 있는 김동겸 자치위 환경복지분과장은 마을 뒤편으로 황룡산이 있고, 앞쪽으로는 한강 하구의 넓은 평야가 펼쳐진 탄현동 인근지역이 구석기인들이 살아가기에 좋은 주거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현국 위원장 역시 탄현동 유적의 차별화된 가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구석기 유물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연천 전곡리나 공주 석장리는 주거지역에서 동떨어진 곳에서 유물들이 발굴됐지만, 탄현동은 5만 명의 인구가 사는 주거 밀집지역의 땅 밑에서 유물이 나왔습니다. 삶의 터전이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이야말로 탄현동 구석기 유적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5만년 전 구석기 유적지 탄현동의 브랜드 작업을 추진중인 탄현동주민자치위원회 진현국 위원장(사진 왼쪽)과 김동겸 환경복지분과장.
2007년 탄현동 1차 구석기 유적이 발굴된 현장. 현재는 임광진흥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탄현동 구석기 유적 발굴 모습.
지난 8일 열린 고양 탄현 구석기 유적 홍보 세미나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는 정동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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