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선 교수 초청, 제58회 고양포럼

고양포럼에서 강연하는 노정선 교수.


정치통일보다 경제통일 선행돼야
한강하류에 남북 물류중심 항구 가능

[고양신문] 제58회 고양포럼은 노정선 연세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한반도 평화의 길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일 일산동구청 강당에서 진행된 고양포럼에서 노 교수는 ‘한반도 평화전략 - 대화냐 경제협력이냐, 전쟁이냐 공멸이냐’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북이 비핵화 의지를 밝혀야 대화를 하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정선 교수는 영국 BBC라디오를 통해 한반도 상황을 정기적으로 생방송으로 전하고 있는 통일신학자이자 평화전략가이다. 문 교수의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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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 대화와 교류협력을 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대화의 기본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북에 대해 군사제재와 경제제재를 수십 년 해왔지만 북은 핵무기도 줄이지 않았고 미사일도 계속해서 발사하고 있다. 제재로는 단 1개의 핵무기도 줄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는 ‘조건 없는 대화를 하겠다’고 선언해야 할 때다. 그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대화의 장에 나오게 하는 방법이다. 파키스탄, 이스라엘, 인도 등 핵무기를 보유한 많은 나라들이 서로 적대관계에 있으면서도 대화를 이어나가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우선 한반도에서 한미,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을 당분간 중단하는 것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고 평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쟁연습보다는 협상과 대화와 소통을 해야 한다. 정부는 대북 경제투자기업을 지원하고 민간교류와 각종 문화·체육교류를 즉시 지원해야 한다.

미국은 거짓된 정보를 흘리면서 전쟁을 일으키고 돈을 벌어왔다. 월남전이 그랬고 이라크전도 그랬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라크전 다음은 한반도 전쟁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존재하지도 않았던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거짓말로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그런 속임수가 한반도에서 지금 진행 중이다. 그것들을 막아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사드도 비슷한 이유로 배치됐다. 록히드마틴과 같은 무기장사들의 집단이익에 미국과 한국정부가 말려들어가 있다. 사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지만 북한이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는 장사정포, 다연장 로켓은 고고도로 날아오지 않는다. 사드는 전혀 쓸모없는 무기임에도 이를 배치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사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가져다 놓으면, 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맹신하는 것은 또 다른 안보불감증이다.
 

19일 일산동구청 에서 열린 58회 고양포럼


통일이 되려면 정치보다는 경제통일을 먼저 하는 것이 좋다. 경제통일을 이루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 북에 식량을 지원하고 북의 광물 등을 받아오는 물물교환이 필요하다. 개성공단을 부활시키고 민간교류를 활성화시켜 남북 자유여행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사드보다 더 확실한 국방은 경제협력이다.

고양과 김포지역에서 가능한 것이 바로 남북의 물물교환이다. 정전협정 1조5항에 따르면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한강하구 수역은 비무장지대가 아니라 중립지역이다.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한 구분 없이 서로의 민간선박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곳이다.

휴전선의 유일한 중립지역인 이곳을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조강’이라고 불렀다. 조강에 항구를 만들어 개성과 서울로 통하는 물류중심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남한의 쌀과 북의 산나물과 광물을 물물교환할 수 있는 장터를 만들 수도 있다. 정전협정에 따라 남과 북이 단절 없이 물길로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데도 아직까지 큰 관심이 없다. 지역의 시민들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여론을 조성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남과 북의 조건 없는 대화, 그리고 경제협력이 통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노정선 교수가 직접 그린 김포 한강하구. 노 교수는 이곳이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 민간선박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하며 남북교류 무역항을 이곳에 만들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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