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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체력 떨어져 생기는 우울증, 주저 말고 병원 찾아야궁금해요, 건강 - 스트레스와 우울증
  • 권구영 기자
  • 승인 2017.07.07 22:01
  • 호수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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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탓하며 방치하기 쉬워 
증상 지속되면 치료 받아야 
우울증 약은 뇌에 주는 영양제

 

박주호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가 고양시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에서 ‘현대사회의 스트레스 해소방안’을 주제로 건강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 고양시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

[고양신문] 정보통신 기술의 비약적 발전,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4차 산업혁명··· 사회는 숨 가쁘게 변화되고 있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도 높아졌지만 적절히 관리하는 사람은 흔치않다. 복잡한 현대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중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명 중 약 2명 정도다. 대부분 본인 탓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겪는 각종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치유하고 마음의 건강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달 27일 고양시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박주호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의 건강강좌를 통해 그 실마리를 찾아봤다. 강의 내용을 요약해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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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는 다양한 스트레스를 단순히 내 개인적 문제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발전해도 정신건강의학과에 찾아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증상을 심각히 여겨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10대 청소년부터 중년, 노년까지 전 연령에 걸쳐있고 저마다의 사연도 다르다.  

방치하면 증상 키우기 쉬워
사람들마다 우울증을 앓게 된 원인은 다르겠지만, 환자들이 진료실을 찾아 말하는 첫마디는 대부분 비슷하다. ‘죽겠어요’ 혹은 ‘힘들어요’같은 표현들이다. 밤에 잠을 못자거나, 입맛이 없다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온몸이 화끈거리면서 이유 없이 불안하다는 증상을 공통적으로 호소한다. 병이 생긴 것 아니가 하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보지만 병은커녕 몸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환자는 오진이 아닌가 불안해져 더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다. 한의원, 가정의학과, 내과 등에서 치료를 하면서 증상을 키우기도 하고,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나 하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괜한 불안감, 가슴두근거림, 불면증 등은 실제 몸이 아픈 것이다. 아직까지 현대의학에서 시행하는 혈액검사, 엑스레이, 심전도검사 등을 통해 나타나지 않을 뿐 육체에 이상이 온 것이 맞고 그래서 힘든 것이다. 

스트레스로 몸의 자율신경계 파괴 
사람이 살면서 늘 평온할 순 없다. 어떤 때는 불안해졌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편안해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를 들어 등산 중에 뱀을 만났다고 가정해보자. 갑자기 뱀이 나타나면 놀라고 무서워서 도망가게 된다. 그 상황에서는 배가 고프거나 졸음이 올 리가 없다. 본능적으로 살아남아야겠다며 빨리 도망치는 것이다. 

학생들의 경우 평소 무섭고 엄한 선생님의 수업 시간에 그 전날 친구들과 노느라 숙제를 해가지 않았다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할 것이다. 시험 당일에 공부를 안 하고 갔다면 평소보다 더 긴장되고 불안해진다. 

반대의 경우를 상상해보자. 여름휴가를 떠나 계곡이나 해변에서 돗자리를 펴고 누워 있으면 어떤가.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며 힘든 느낌은 없고 졸리고 나른해지면서 편안한 기분이 들 것이다. 

사람은 편한 상태로 있다가도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몸에 각성상태가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일이나 공부에 몰두하게 된다. 편하고 나른해져 있다가도 필요할 때는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너무나 복잡해서 해야 할 일과 신경 쓸 일이 많아서 극단적으로 예민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과도하게 많아졌다.  

눈을 뜨자마자 출근 준비를 하며 회사 일을 생각하고, 주부들은 아이들을 돌보며 시부모님들을 모셔야하고, 남자들은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할 무거운 짐을 지고 있어 직장에서도 상사 눈치를 보며 참고 견뎌야 한다. 하루 종일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쉬려고 해도 신경이 불안해지는 증상이 생긴다. 예민한 상태를 너무 많이 만든 탓에 몸의 균형이 깨져 쉴 때도 쉬지 못하고 불안해지고, 밤에 잠을 못자며 불면증을 앓게 된다. 소화가 잘 안되고 현기증이 나거나, 지하철을 탔는데 숨이 막힌다거나 가만히 있어도 마치 어떻게 될 거 같은 불안증상도 생긴다. 신경과나 내과를 찾아 진찰을 받아 봐도 검사 상에는 이상이 없다고 나온다. 우리 몸의 자율 신경계가 망가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를 개인적인 문제로 여기며 오랫동안 방치하면 우울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 중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약 10% 정도만 병원을 찾는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부분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내가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이거나 내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할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의 체력이 떨어져 발생
우울증이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먼저 기분이나 인지 증상을 살펴보자. 괜히 슬프고 하루 종일 즐거움이나 흥미 같은 것은 생기지 않는다. 불안감이 커지고 일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져 회사생활이나 일상 활동을 하는 것이 어렵다. 나 때문이라고 자책하며 죄책감에 시달리기 쉽다. 

육체적으로는 두통, 요통 등이 오면서 온몸이 아프고 잠을 못자거나 반대로 하루 종일 졸음이 쏟아진다. 식욕이 감소해 살이 너무 빠지거나 반대로 폭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피로가 쌓여 전신쇄약 증상도 나타난다. 이런 증상들이 하루 이틀 반복되다가 멈추면 괜찮은데 2주 이상 꾸준히 지속된다면 우울증이 생긴 것이라고 봐야 한다. 우울증을 앓고 있으면 나보다 내 주위 사람들이 더 빨리 알아챈다. 틀림없이 몰골이 말이 아닐 정도로 흉해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우울증을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냥 내 마음이 약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혈압, 당뇨, 갑상선질환, 관절염 등은 약을 먹고 치료를 하는데 반해 우울증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부모님 사망 같은 큰 슬픔을 겪어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할 수 있는 기능이 내재돼 있다. 그런데 회복이 안 되고 우울증으로 발전되는 것은 ‘마음의 체력’이 다 떨어진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마음의 체력이 소진되어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면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줄어든다. 뇌기능 자체가 떨어져버려 온몸이 아프고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연령에 따른 우울증 증상 
우울증 환자들만의 특징적 사고방식도 나타난다. 모든 일을 내 탓으로 돌리며 내가 못나고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일이 잘 안 풀릴 것이라고 예단한다. 설혹 한 번 잘 된 일이 있어도 운이 좋아서일 뿐 다음에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소아청소년들은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약물을 남용하기도 하며, 심하면 비행 청소년이 되기도 한다. 중년의 성인들은 지나치게 건강을 걱정해서 내가 무슨 큰 병에 걸린 건 아닌지 불안해  한다.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는 폐경기와 빈둥지증후군(자녀가 독립해 집을 떠난 뒤에 경험하는 슬픔, 외로움, 상실감)이 겹쳐 우울증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홧병도 난다. 사실 홧병은 외국에는 없는 개념이다. 그 증상이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고 표현된 말이다. 젊을 시절부터 억압돼왔던 온갖 감정이 중년이 되어 몸의 기력이 떨어지면서 뻥하고 터진 증상이다. 가슴에서 불이 나고 온몸에서 열이 나는 것 같고 답답한 증세가 지속된다. 불면이나 불안에 시달리는 노인 우울증도 늘고 있다. 이처럼 우울증은 전 연령대에 걸쳐서 나타난다.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의 차이 [출처 :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우울증 약은 뇌에 주는 영양제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분이 좋다가 나쁘다가 다시 좋아지며 오락가락하는 것이 정상이다. 가족의 사망, 사업실패, 개인적 좌절 등의 일을 겪으면 기분이 순간적으로 확 나빠졌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회복하는 리듬을 탄다. 반면 우울증 환자들은 한번 내려간 기분이 회복이 안 되고 그 상태가 지속된다. 일반적인 경우처럼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거나 술을 한잔 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도 가라앉은 기분이 회복이 안 되고 지속된다면 병원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우울증 약은 쉽게 말하면 뇌에 공급해주는 영양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갑자기 기분을 확 좋아지게 만들어주는 약은 근본적으로 없다. 다만 내가 살면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이 괴롭고 죽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절반 이하로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우울증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잘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를 위한 Tip 5
1. 자신이 약해서 생긴 병이 아니니 전문의의 도움을 받자. 
2. 치료 시작 후 갑자기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는 말자. 
3.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내도록 노력하자. 
4. 기분을 좋게 만드는 각종 활동에 참가하자. 
5. 중요한 의사결정은 병이 나은 후로 연기하자.

 

권구영 기자  nszone@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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