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문고 마두점과 함께 하는
여행 콘텐츠 플랫폼 ‘트래북스’

 

한양문고 마두점에서 진행된 트래북스 ‘부탄 테마여행 설명회’ 참가자들. 앞줄 왼쪽이 트래북스 안종탁 대표, 뒷줄 가운데는 강사로 초청돼 '미지의 왕국 부탄 이야기'를 들려준 정재원 뉴스타파 PD.


고양시의 대표 지역서점인 한양문고 마두점이 ‘여행 전문 서점’을 표방하며 차별화된 여행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행과 책을 합친 ‘트래북스(travel+books)’라는 이름의 여행 콘텐츠 플랫폼이 지난 4월부터 활발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강좌, 설명회, 토크콘서트 등 여행과 관련한 스토리 제공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반 여행사에서는 설계하기 힘든 특별한 테마여행을 직접 기획하기 시작했다. 이달 중순 떠나는 5박6일의 ‘행복가득 부탄 문화기행’이 첫걸음이다. 트래북스가 꿈꾸는 ‘진짜 여행’ 이야기가 궁금해 한양문고 마두점을 찾았다.

시각을 넓혀주는 다양한 강좌

지난 4일 오전. 트래북스 강좌가 진행되는 한양문고 마두점 강의실로 들어서자 10여 명의 참가자들이 강연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다. 강사로 초청된 정재원 뉴스타파 PD는 이날 하루 ‘부탄 여행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입고 부탄을 여행하며 마주친 현장감 넘치는 경험을 친절하게 들려줬다. 여행 정취가 묻어나는 생생한 사진들도 강의의 흥미를 더했다. 강의 말미에는 참가자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이 이어졌다.

이날 강연은 트래북스의 첫 기획 여행인 부탄여행을 앞두고 여행지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돋우기 위해 준비된 프로그램이다. 강의에 참가한 제성숙씨는 “여행의 기대감을 높여주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멀리 강남구에서 찾아왔다”면서 “부탄에서 만나게 될 이국적 체험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성숙씨의 말대로 트래북스는 여행을 ‘상품’으로 제시하지 않고, 복합적인 ‘문화’로 접근하기를 권한다. 4월 이후 진행한 강좌 타이틀만 살펴봐도 트래북스가 지향하는 지점이 그려진다. 서양미술사와 유럽여행, 여행과 인문학, 그리스로마신화 읽기, 추억을 담는 스마트폰 강좌, 꼭 가봐야 할 세계 여행지, 중년을 위한 배낭여행, 여행과 문화예술…. 여행을 바라보는 시각을 풍요롭게 해 줄 인문적 주제와 실용적 주제를 골고루 아우른다. 인문학자 김성주, 여행작가 노미경과 소율, 여행전문가 탁재형 PD 등 초청된 강사들의 화려한 면면도 트래북스의 탄탄한 기획력을 방증해준다.

7월 이후 준비하는 크루즈 여행의 오해를 조율해 줄 강좌, 중남미 여행 관련 강좌는 부탄여행에 이어 올해 하반기 트래북스를 통해 진행될 여행의 사전 워밍업이다.
 

'여행으로부터 배운다'는 제목으로 진행된 여행전문가 탁재형 PD의 강좌에 많은 참가자들이 함께 했다.


스스로 꿈꾸고 함께 실현하는 여행

트래북스가 제시하고자 하는 진짜 여행은 뭘까. “해외여행이 보편화됐지만, 여전히 기성품처럼 짜인 패키지 코스를 따라가며 가이드의 설명에 의존하는 형식에서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그런 방식으로는 상상력과 자발성을 자극하는 진짜 여행을 경험하기 힘들죠. 자신이 원하는 여행을 스스로 설계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 그 상상을 실현하는 것이 트래북스가 꿈꾸는 여행입니다.”

트래북스는 자체 기획 여행과 더불어 의뢰인이 희망하는 여행의 설계를 돕는 ‘여행 디자이너’의 역할도 할 계획이다. 인적 구성이나 여행의 목적, 또는 규모를 꼼꼼히 따져 가장 적합한 여행 코스와 방식을 설계하는데 트래북스의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것.

다양한 강의와 설명회를 통해 깊고 다채로운 여행 문화를 알리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관심 있는 이들의 커뮤니티 형성으로 연결된다. 각자가 품은 여행 이야기를 소통하는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이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듯 사람들이 모여 정보와 흥미를 나누다보면 혼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일들이 가능할 것이란 게 안종탁 대표의 기대다.

“트래북스 커뮤니티 회원들이 늘어날수록 할 수 있는 일들이 무한정 늘어날 거예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세계를 맛볼 수 있도록 세계 음식점을 탐방할 수도 있고, 평범한 개인들의 여행 이야기를 모아 책을 만들 수도 있겠지요. 이러한 상상들을 실질적인 결과물로 축적하기 위해 조만간 여행 전문 콘텐츠 출판사 등록도 하려고 합니다.”
 

여행과 책을 중심으로 한 창의적인 커뮤니티를 구축해가고 있는 트래북스 안종탁 대표.


참가비 일부 적립해 ‘여행 약자’에게 선물

여행 콘텐츠 플랫폼을 굳이 서점과 함께한 이유에 대해 안종탁 대표는 “책이야말로 여행과 가장 가까운 친구”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지금·여기’의 한계를 벗어나 무한한 생각의 영토를 넓혀가는 책이라는 매체의 속성은 실제적인 육체의 이동을 동반하는 여행의 속성과 일맥상통한다는 것. 책은 여행을 자극하고, 여행은 책으로 축적되는 셈이다.

“장기적으로 한양문고 마두점이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행전문 서점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합니다.”

안종탁 대표는 트래북스가 지향하는 ‘체인지 프로젝트’를 꼭 소개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트래북스의 여행에 참여한 이들이 참가비 일부를 적립해 지역의 여행 약자(여행을 가기 힘든 사회·경제적 계층)들에게 특별한 여행을 선물하는 프로그램이다. 여행 약자라는 용어도, 여행을 통한 공동체의 나눔이란 개념도 신선했다. 트래북스가 시도하는 걸음마다 미지의 땅에 발을 내딛는 여행자의 설레임이 묻어난다. 문의 031-903-0070
 

트래북스 강연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향이 좋은 차를 나누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 자연스러운 뒤풀이 자리가 이어진다.
여행 전문 서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양문고 마두점의 서가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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