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전시 성황리에 마친 이선화 추상화가

 

프랑스 루브르 아트 쇼핑에 전시 중인 자신의 작품 앞에서 프랑스 작가와 기념 촬영을 한 이선화 추상화가

[고양신문]  “현지인들의 반응이 아주 뜨거웠어요. 프랑스 대중뿐 아니라 미술계 인사들도 제 작품을 좋아해줘서 기뻤죠.”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 프랑스 파리 ‘루브르 아트 쇼핑’과 ‘Joseph 갤러리’의 초대전을 마치고 돌아온 추상화가 이선화씨를 덕양구 현천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프랑스 전시에는 20여 명의 한국 작가들과 함께 참여해 개인 부스에서 작품을 전시했다.

색채와 형상이 강렬한 이 화가의 작품에선 밝고 건강한 에너지가 넘친다. 더불어 생명력과 자유로움이 연상된다.

“우리나라 전통색인 오방색을 주로 써요. 음양오행의 의미를 담고 있는 청·적·황·백·흑색은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기도 하죠. 오방색을 통해 그림에도 생명력을 담으려 했어요.”

작가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사회를 미학적으로 관찰하는 동양 철학인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추상적 사유를 통해 대상을 해체하고 다른 시선으로 대상을 창조하는 자유를 얻는다고 말한다.
 

이선화 화가가 받은 루브르 아트 쇼핑 초대장

“니체는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기 위해 사람은 자신들 속에 혼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작가는 질서와 혼돈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사람이죠. 질서에서 혼돈을 발견하면 새로운 출구가 열리고, 혼돈에서 질서를 발견하면 창조가 되죠. 생태철학자 가타리는 이런 주체를 카오스모제(chaosmose)라고 칭했어요. 추상화도 마찬가지예요. 질서 있는 구상을 무너뜨려서 혼돈을 창조하고, 혼돈에 질서를 부여한 작품을 추상화라고 합니다.”

이 화가의 그림 주제와 제목에는 물고기와 새, 나무, 바람, 물 등 장자의 자유사상과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들이 소통하는 것을 색채 미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심리학과 철학, 명상 관련 책을 즐겨 읽은 덕분이다.

“추상화의 출발은 서양이지만, 추상적 사유와 미학은 동서양이 따로 없어요. 저는 작품을 통해 추상화의 동서양적 만남을 시도했어요. 관객들이 제 작품 속에서 때로는 온화하고, 때로는 격정적이며, 때로는 시원한 치유의 바람을 느끼시길 바라요.”
 

루브르 아트 쇼핑 전시장 내에 전시 중인 이선화 화가의 작품들


그동안 이 화가는 개인전 16회와 단체전에 80여 차례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올해 3월과 4월에도 중국 항주를 비롯해 뉴욕 ‘어포더블 아트 페어’와 홍콩 ‘하버 아트 페어’에서 전시를 했고, 국내에서는 롯데호텔 아트 페어와 부산국제화랑미술제,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초대 전시를 했다. 하반기에도 해외 아트 페어와 국내 갤러리, 기업 전시 일정이 이어진다. 이처럼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동력은 뭘까?

“어려서부터 화가였던 외할아버지를 보고 자랐고,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게 너무 좋았고, 미술대회에서 큰 상을 타면서 화가의 꿈을 키웠죠. 대학졸업 후 중등 미술교사로 재직했던 때에도 화가로서 작품 활동을 계속했어요. 제 그림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생기와 에너지, 그리고 울림과 감동을 주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언니와 여동생도 그림을 그렸을 정도로 예술적인 분위기로 가득 찬 집안에서 성장하다보니 그녀가 화가가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선화 화가는 추상화를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에 대해 들려줬다.

“예술가는 대상을 표현하려고 느껴요. 평론가는 예술품을 느끼고 해석하려고 하죠. 그런데 감상자는 느낌 자체를 위해서 느끼면 됩니다. 작품을 보며 머리를 쓰지 말고 가슴을 열고 받아들이라고 권하고 싶어요.”

이 화가는 추상미술을 어려워하는 대중들과 SNS를 통해 부지런히 소통하고 있다. 자신의 작품을 활용해 원피스와 스카프, 넥타이, 조명스탠드 등을 만드는 것도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작업이다. 이처럼 다양한 아트상품을 준비해 ‘앙리’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유명 백화점에 입점하기도 했다. 그녀 덕분에 추상을 어렵고 낯설게 생각했던 감상자들이 추상의 매력에 빠져든 이들이 많다. 기자도 그 중 한 명이다.

 

루브르 아트 쇼핑 전시장 내 타 작가의 부스 앞에 선 이선화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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