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버티고, 매달 은희경 작가 낭독회 열어

일산 백석동의 동네서점 '미스터버티고'에서 낭독회를 진행중인 은희경 작가

[고양신문]  “그 옛날 J읍에 살았던 유리와 마리 자매가 얼마나 예뻤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대부분 고인이 되었을 것이다. 봄햇살이 내리쬐는 기와집 마루에 앉아 종아리를 대롱거리며 뻐꾸기처럼 노래 부르던 소녀들…”

은희경 작가가 자신의 중편 소설 ‘금성녀’의 한 대목을 독자들에게 직접 읽어줬다. 작가는 지난해 12월부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의 동네서점 ‘미스터버티고’(대표 신현훈)에서 한 달에 한 번, 1시간 안팎으로 작품을 읽어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동네 작은 서점을 응원하기 위한 은희경 작가의 바람이 깃든 행사다. 그동안 은작가의 『아내의 상자』,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날씨와 생활』, 『중국식 룰렛』 등의 소설을 낭독했다.

지난 13일 7회를 맞은 낭독회에서는 2013년에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인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중 중편 ‘금성녀’의 전반부를 낭독했다. 후반부는 다음주 낭독회에서 이어진다. 작가에게 소소한 기쁨도 있단다.

“한 가족이 찾아와 낭독회를 듣고 간 후 남편이 제 책을 여러 권 사서 읽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에 자랑을 했죠.”

낭독회에 참석한 한 독자는 “작가가 작품을 직접 낭독해 주니 혼자 읽을 때와 달리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고 즐거워했다. 낭독 후 작가가 직접 작품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행사다.

매달 셋째주 목요일에 진행되는 낭독회는 선착순 30명 예약을 받는데 공지 하루 이틀 만에 마감된다.

마감이 끝났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원한다면 서서 들을 수도 있고, 서점 외부로 연결된 스피커를 통해서도 작가의 낭독을 들을 수 있다. 귀로 소설을 읽다 보면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가 정겨운 이웃으로 다가온다. 문의 031-902-7837(미스터버티고)

 

낭독회 참석자들이 은희경 작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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