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로 강현석 시장 행정 도마위에

“지역의 발전여부는 시장의 능력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최근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지방분권’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지역의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꼽고 있다. 단체장은 지역발전과 지방자치제의 개혁을 위한 지방혁신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자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해 분구논란에 이어 최근 경의선, 노래하는 분수대 등 각종 대형사업을 두고 강현석 고양시장이 다시 한번 시민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강현석 시장 취임 직후 고양시청의 한 공무원은 강시장의 가장 큰 과제는 ‘지역의 패권구조’를 해결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공무원은 고양시를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그러하듯 그 지역의 대표적인 학벌이나 인맥이 특권적 이익과 권위를 누리고 있는 지역”이라며 “상대적으로 이런 구조에서 자유로운 강 시장이 창의성과 능력을 위주로 한 인사로 지역의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강시장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지역에서 때묻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에 이권개입에서 자유롭고 소신있는 인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월 11일 강 시장은 대규모 인사를 통해 어느 정도 과거의 잘못된 인사정책 개선과 소신있는 인물들을 자신의 주변에 포진시켜 이러한 문제제기를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공무원들의 수장일 뿐 아니라 지역의 민의를 담아내야 하는 자리로 지역을 위한 중요 정책을 생산하고 결정해야 한다.

고양시민회의 신기철 사무국장은 “시장은 전천후 전문가는 아니다. 행정을 이끌어나가면서 정책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시민단체나 학계와 역할을 분담하려는 협조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이 같은 지적은 국제전시장 등 고양시의 대형사업들에 대한 강시장의 생각과 결정이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올해 고양여성민우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강 시장에게 노래하는 분수대 사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임 시장들이 이미 결정해 진행중인 사업이 다음 시장에게 어떤 부담으로 다가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분수대 외에도 국제전시장, 경의선, 문화센터 등 각종 대형사업들은 강 시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공약실천을 위해 의욕적으로 출범했던 강현석 호의 행정이 각종 사업들로 흔들리고 있다.

김유임 시의원은 최근 모 간담회에서 강시장의 소신있는 결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임 시장이 벌여놓은 사업이라도 시민들이 원치 않는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로 전달.

그러나 강시장은 경기도, 정부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을 호소하고 있다. 국제전시장 사업과 스포츠몰, 아쿠아리움, 분수대 사업은 하나의 연결고리로 묶여 경기도와 함께 추진 중인 사업이기 때문에 고양시의 독자적인 결정이 어렵다고. 가장 중요하게는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초자치단체의 현실을 꼽고 있다.

한편 많은 시민단체들은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법조항만 있고 구체적인 내용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주민투표제에 대한 제도적 장비를 하루속히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주민투표제는 지방정부의 중요한 안건을 주민이 직접 결정하면서도 주민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주민투표제는 또한 단체장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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