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 외교

서기 1126년인 고려 인종(仁宗) 때 송(宋)나라는 금나라를 치는데 협조하여 달라는 내용의 글을 보내온다. 그러나 고려는 도리어 힘이 더 센 금(金)을 지지한다. 이미 조정에서 금(金)나라를 천자국으로 받들자는 결론이 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때 송과 금에 있어 고려의 지지를 얻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고려가 금의 배후에 위치한 까닭이었다. 그런데 고려가 금(金)을 천자국으로 받들겠다는 언질을 하였으니 금(金)황제는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고려가 거란에게 빼앗긴 땅인 지금의 의주인 보주(保州)를 다시 돌려주고 회수하지 않겠다는 은혜를 베풀어 준다.

이에 인종은 “작은 힘과 얕은 재주로 어떻게 보답하리오. 오직 마땅히 철을 따라 조공하고, 속국이 지켜야 할 상례를 지키는 일에 온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이 일을 온 나라에 즐거이 알리고 자손에게까지 전할 것을 영원히 맹세합니다.(綿力薄材若爲報效 惟當修春秋之事 守藝極之常 擧邦國而樂輸 傳子孫而永誓)『高麗史節要』<仁宗>”라는 맹세문을 금나라 황제에게 보내고 있다. 요즘 대미 외교와 뭔가 닮은 것만 같다.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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