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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돈 버는 시대 끝내야한다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인터뷰
  • 이영아 발행인
  • 승인 2017.08.23 11:25
  • 호수 110
  • 댓글 0

다주택자 중과세 등 끝까지 밀어붙이고 
실수요자와 서민의 주거안정 지원
 

저소득층·신혼부부 매년 17만호, 
청년 임대 30만실 공적 임대물량 공급

 

[고양신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네이버 검색 1위로 떠올랐다. 말은 무성했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았던 ‘부자 증세’를 선언한 첫 장관이 되었고, 집이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뜨거운 화두를 던졌기 때문이다. 다주택자와 부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다주택자를 꿈꾸는 중간계층은 너무 성급하게 나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집을 장만하고자 하는 실수요자나 자가 주택을 꿈꿀 수는 없지만 안정적으로 거주할 집을 갖는 것이 소원인 사람들에게는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고양시민들이 김현미 장관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이 계층적 욕구를 넘어설 수는 없다. 다만 고양시민이 배출한 첫 여성국토부 장관에게 거는 기대감은 일반 국민의 기대감보다 더 높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인 집 문제를 잘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기대감, 계층적 욕구가 분명한 이 쟁점을 훌륭하게 조정하며 설득하며 실현시켰으면 하는 기대감이다. 물론 지역 경제와 맞물린 주요 사업들이 잘 추진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덧붙여져 있다. 

지난 19일 고양에서 열린 김대중 평화문화제를 찾은 김현미 장관을 주엽동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특유의 수더분한 말투는 여전했지만 주거정책에 대한 의지는 흔들릴 여지가 없어보였다. 

 


취임한 지 두 달 됐다. 장관의 직책이 어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다. 일이 워낙 많고 책임감도 무겁다. 국회의원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주장할 수 있지만 장관은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다.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세종시로 간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 때 장관들 의견을 꼭 묻는다. 과거 국무회의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 


장관 입각설이 있었지만 국토부장관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언제 알았나.
국회 기재위 위원과 예결산위원장을 맡는 등 주로 경제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 주택정책 등 국토부의 주요 업무가 기재부 등 경제부처와 깊은 연관이 있지만, 국토부 장관이 될 줄은 몰랐다. 국토부의 일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다소 생소한 분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분야인 주택정책에 대해서만큼은 잘 할 자신이 있다. 아세안특사로 해외 갔을 때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전화가 왔다. 국토부장관 임명과 관련한 서류를 준비하라고 하더라. 그 때 처음 알았다.


당직자로 시작해 3선 국회의원, 장관에 이르기까지 힘겨운 고비도 많았을 것 같다. 
2008년 정권을 빼앗겼을 때 가장 힘들었다. 이후 개인적으로 낙선했고, 검찰조사도 받았다. 정치활동이 잠시 중지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이후 2~3년 내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언제였나. 
87년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팀에 합류했다. 잠깐 일하러간다는 생각이었다. 김대중 후보를 수행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할 때는 운동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권교체를 통해 민주주의를 이루는 길도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김대중이라는 훌륭한 정치인을 통해 정치로 세상을 바꾸자는 신념을 갖게 됐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명숙 전 환경부 장관에 이어 지역 국회의원 중 세 번째 장관이 됐다. 과거 두 국회의원이 장관이 됐을 때와 비교해보면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사뭇 다르다. 내 일처럼 반기는 것 같다. 지역에서 정치를 시작하고 3선까지 한 온전한 지역정치인이라고 여겨서 그런 건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궁금하다. 
국토부 장관이라 반겨주시는 것 아닐까 한다. 지역주민의 삶과 밀접하고, 또 지역 현안과 관계된 일이 많지 않은가. 또 ‘내손으로’ 3선까지 시켜준 김현미가 장관이 됐다니, 더 축하해주시는 것 같다. 지역을 잘 알고 지역에서 성장한 정치인이라는 점에 더 애정을 주시는 거라고 본다. 
 

국토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두 가지 화두가 떠올랐다. 하나는 여성이라는 점, 다른 하나는 비전문가라는 점이다. 막상 일을 시작하니 남녀를 떠나 새 정부의 장관 중 정책의 중심축을 가장 잘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골자로 하는 지난 8·2부동산 대책은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가 역대 어느 장관보다 강력함을 시사했다. 반대 여파도 만만치 않을 이 정책을 최선두에 세운 이유는 무엇인가.
주택정책은 가장 중요한 서민정책이자 민생문제의 근원이다. 지난 봄부터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대책이 시급했다. 속도감 있게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었다. 대책이 빨리 준비될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주택정책의 방향에 대해 이미 뚜렷한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미 노무현 정부 때부터 준비했던 정책이기도 하다.  
 


과거 정부도 주택가격을 잡겠다고 한두 차례씩 대책을 발표했지만 ‘불황타개, 경제활성화’라는 압력에 밀려 매번 후퇴하곤 했다. 집을 투기의 대상으로 보는 계층에 대한 압박 정책을 끝까지 밀고 갈 계획인가.
문재인 정부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 주택을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도 같은 원칙을 세웠지만 흔들렸다. 임기 말 다시 부동산 정책을 바로 세웠지만 너무 늦었었다. 그나마 시행됐던 정책도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모두 풀렸다.  두 정권 모두 경제를 살리자고 부동산을 풀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성장률 2%는 아마 주택시장 부양의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과열됐던 올 5월과 지난해 5월 주택거래 현황을 비교해보면 무주택자가 집을 산 비율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보통 집을 세 채 이상 가진 사람들, 특히 5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 강남4구에서만 무려 53%가 증가했고, 용산·은평·마포와 같이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도 60% 이상 증가했다. 또 집을 구입한 연령을 보면 강남4구의 경우 29세 이하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정 계층의 집 사재기로 집값은 더 올랐고, 가계부채는 가계부채대로 늘었다. 전세·월세 임대료는 더 높아져 집 없는 사람은 더 살기 어려워졌다. 이 현실을 경기부양이라고 할 수 있나, 끝까지 가겠다. 
(주택 문제는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다. 집값이 비싸면 결혼을 못한다. 신혼부부는 부채 때문에 애를 못 낳는다. 국가의 미래를 좀먹는 일이 될 것이다.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문제는 국가적인 과제다. 주택정책이 성공하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실패하면 빠져나올 수 없다.) 
 

8·2 부동산 대책의 효과는 어떤가. 일부에서는 투기과열 관리지역에서 제외된 고양 등 수도권 지역의 집값이 상대적으로 오르는 반작용이 있었다고 한다. 관리지역을 추가로 늘려나갈 계획인가. 
주택가격은 서울의 강남 등 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급상승했다. 고양은 아직 경미하다. 고양보다는 상대적으로 과천과 분당의 상승률이 더 높은데, 과열 현상이 있으면 바로 관리지역 지정을 검토할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 재건축 투기수요는 여전히 높고, 지방분산 효과는 미미하다. 이 정책이 계속 갈지 눈치를 보는 기간인 것 같다. 
 

이번 조치가 효과를 거둔다면 집을 사고자 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정책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보는가. 일부에선 아직도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주택공급량이 모자란 것은 아니다. 올해만 해도 공급물량이 과잉이다.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압박을 통해 주택시장의 거품이 빠지면 실수요자들은 더 쉽게 집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만 청년이나 신혼부부 저소득층 등 자가 주택을 마련하기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는 국가가 공적 임대주택 물량을 대폭 늘려갈 것이다. 집 없는 서민을 위해 매년 17만 호씩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공공임대주택의 30%는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청년 임대주택도 30만 실 공급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조원 규모의 도시재생사업을 펼치겠다고 공약했다. 고양시도 도시재생사업 대상지가 곳곳에 있는데,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지 궁금하다. 
도시재생은 기본적으로 지역주민이 마을을 활력 있게 되살려내는 일이다. 주민 스스로 논의하고 추진해야 한다. 고양시는 밖에서 볼 때는 자치역량이 높아 보이지만, 도시재생을 이끌어 갈 주민조직이 활성화된 마을은 거의 없다. 수원이나 부천 등은 이미 주민조직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고양시에서 모범적인 도시재생사업을 펼쳐지길 고대하고 있지만 주민참여가 미흡하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 도시재생사업은 기본적으로 공모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역구 국회의원이 장관이 됐다고 특별한 혜택을 줄 길은 없다. 대부분 광역자치단체가 공모의 주체다. 고양시는 경기도 공모사업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잘 준비해야 한다. 
 

장관 취임 이후 고양시는 경사 난 분위기다. 곳곳에 투자가 활기를 찾고 있고, 기업들도 망설였던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기대가 부담스럽기도 할 텐데, 특혜를 줄 수는 없지만 기존에 결정된 사업은 적극 지원할 수 있을 것 같다. GTX 조기착공, 테크노밸리 조성, 자동차클러스터 추진 등 지역의 현안을 어떻게 챙길지 궁금하다. 
자화자찬 같지만 그동안 지역의 중요한 현안에 대해 숙제를 미리 해둔 것이 많아서 장관으로서의 ‘지역구 특혜’ 부담은 크게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지역주민들의 가장 큰 숙원인 GTX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2018년 조기 착공을 지시했다. 국토부와 기재부 등 관련부처를 엄청 쫓아다니면서 얻은 결실이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도 각 자치단체와 연대해 대처하는 등 부지런히 나서서 전국 민자도로 중 처음으로 인하 결정이 내려지게 됐다. 연말쯤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급행열차와 대곡소사 전철도 어느 정도 틀을 만들어 놓았다. 테크노밸리는 작년에 유치를 확정했고, 경기도와 고양시가 잘 챙기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왜 장관 쪽 동네만 챙기느냐고 이의를 달기 어렵다. 물론 국토부 직원들도 잘 지원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동차클러스터 조성은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그린벨트를 해제 할 때는 공익에 기여하는 상당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공익적 가치가 실현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지 않은가. 
 

국회의원이자 장관으로서 고양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역주민들이 재선, 3선 뽑아주셔서 이렇게 장관도 할 수 있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고양시민들께 “김현미를 내보내서 잘했다, 보람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 주거정책과 교통정책을 잘 만들어서 시민의 삶이 나아지도록 하겠다. 실수요자들이 안정적으로 집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집 없는 서민들도 부담 없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겠다. 
장관 직책을 수행하는 기간에는 지역행사도 못 찾아다니고, 주민께 인사드리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섭섭해 마시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대신 국토부장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 정책과 일로 평가받도록 하겠다. 
 

 

이영아 발행인  lya70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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