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고민않고 거대건물만 ‘덜렁’

‘문화도시 고양’은 현 강현석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 어림잡아 천여 명이 넘는 문인, 화가, 영화인, 음악인, 출판인 등이 살고 있다는 고양에서 제대로 된 문화정책이 수립된다면 그 반향은 어느 지역보다 클 수밖에 없다.

고양시에 살고 있는 문화 예술인들이 제대로 된 ‘문화센터’를 짓자며 나섰다. 김지하, 김민기, 여균동, 홍성담 등 100여명에 문인, 영화인, 예술인 등 전문가들은 6일 ‘문화도시 고양을 생각하는 예술가 모임’ 의 공식 창립대회를 준비 중에 있다. 고생모 문화인들은 우선 운영계획이나 문화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대하게 지어지고 있는 일산과 덕양의 문화센터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

일산 문화센터의 2천석이 넘는 오페라 하우스와 1천500석의 콘서트홀 등은 결국 일부 방송사만을 위한 연예 프로그램 제작 공간으로 활용되고 시민들은 자신들의 세금으로 지어진 공간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이다.

일산에만 2천석 오페라하우스, 1천500석 콘서트홀, 1천석 야외공연장과 중소규모의 전시 공연장이 있고 덕양 문화센터에도 1천500석 대극장, 500석 소극장, 무대가 기초자치단체인 고양시에는 너무 ‘과분한’ 시설 규모다. 서울의 예술의 전당 등도 공연 유치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타당성이 있다.

또한가지 문화전문인들은 살아 숨쉬는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위해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문화생산과 연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덕양문화센터의 계획변경이 불가피하다면 기반 공사단계인 일산문화센터의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얘기한다.

일단 강현석 시장과 고양시청 담당공무원들도 현재의 문화센터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에 동의한다. 강시장측은 “전전 시장때 세운 계획이 4년이나 지난 지금 그대로 적용되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대안이 나온다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해 설계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일산문화센터 계획 변경은 어렵지 않아보인다. 여균동 감독은 “계획 일부 수정을 제안하자고 나선 것이 아니다”며 “문화도시 고양을 만드는 것이 전국적인 대안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 문화분과에서 활동을 했던 임정희씨는 “문화영향평가 개념을 도입하길 제안한다”며 “교통 영향평가처럼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효용성과 참여적 진행과정, 시민참여도를 사업 시작부터 끝까지 살펴보는 개념으로 문광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