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은 제23회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복지가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가 만족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일하면서 많이 느낀다.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수화를 처음 배우던 5년전 만해도 농아인들과 길거리에서 수화를 하면 사람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에 농아인들은 기분이 상해 수화하던 손을 멈추기도 하였지만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은 수화를 배우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농아인들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세상 속에 합류하고 있음을 본다.

오늘도 많은 장애인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 항상 하는 얘기지만 장애인들 중 많은 수가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그럼에도 이웃의 불편, 어쩌면 나의 문제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해 모른 척한다면 그건 이기심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들이 세상으로 나오는 것을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게 비장애인들이 재활의 기회와 자기 능력을 충분하게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할 수 없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은 세상이다. 장애인들에게도 같은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또한 나눌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다. 움켜진 손의 작은 행복이 아닌 편 손가락의 큰 행복을 추구하는 데는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내가 먼저여야 한다.

지금 우리가 장애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 속에 고양시 수화통역센터에서는 ‘일일 장애체험, 함께 하는 세상’이란 행사를 하기로 했다. 비록 하루지만 장애체험을 통해 그들의 느낌, 불편을 경험해보는 일은 의미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와 같은 조건 속에서 함께 행복을 누려야함에도 불구하고 몸이 불편하므로 말미암아 많은 것에서 소외됨 속에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잠시나마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고 장애인의 대한 인식 개선과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각을 넓히는 좋은 기회와 더불어 장애인과 더 가깝게 어울리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함에 있다.

‘입장바꿔 생각하기’는 세상을 보다 넓게 볼 수 있는 행복한 깨달음이다. 장애체험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크고 넓게 세상을 바라보기를 바란다.

<(사)한국 농아인협회 경기도협회 고양시지부/고양시수화통역센터 실장>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