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문(墓門)의 노래

『시경(詩經)』에 “묘문의 가시나무를 도끼로 찍어낸다네. 저 사람 불량한건 나라 사람 다 알지. 다 아는 데도 그만 두지 않는 건, 누구의 옛 모습 그대로이네!(墓門有棘 斧以斯之 夫也不良 國人知之 知而不已 誰昔然矣)<陳風>”라는 ‘묘문(墓門)’이란 시가 있다. 이시는 묘의 문에 있는 가시나무를 어떤 사람이 도끼로 찍어 내는 것을 비방하고 있다. 문에 가시나무가 있으면 통행에 지장을 준다. 그러니 그 나무를 찍어 내주면 고마워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 도끼질 하는 사람을 불량하다고 비방했던 것일까? 사람들이 불량하다는 것을 다 아는데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나쁜 짓 하는 것을 보면 옛날의 그 누구와 닮았다는 것이다. 그 전에 나쁜 짓 한 사람까지 끌어다 빗대어 비방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혹 도끼질 한 사람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 나무를 찍었던지, 아니면 그 가시나무가 찍혀져야 할 만큼 해로운 나무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 했던 것은 아닐까! 지금 아랍권에서 ‘묘문(墓門)’의 노래 소리가 드높은 것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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