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청소년카페 공동주최, 분단현장 체험하며 통일생각

[고양신문] “여러분은 통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지난 9일, 도라산평화공원에 둘러앉은 청소년들. 권태상 통일강사의 질문에 다양한 대답이 쏟아졌다. “하나요”, “우리민족이요”, “우리에게 많은 이득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강사의 말이 이어졌다.

“흔히 말하는 ‘통일대박론’은 북한정권이 곧 붕괴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최근 뉴스들을 보면 이 전제가 틀렸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우리는 과거 독일처럼 급작스럽게 한쪽이 무너져서 흡수하는 형태가 아닌 평화체제 구축과 자유로운 왕래를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통일은 50년, 100년이 걸리는 장기적인 과제일지도 몰라요.”
강사는 “장기통일시대를 맞이한 만큼 미래세대인 여러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마무리 지었다.

고양시 청소년 100여 명이 참여한 이날 행사의 이름은 ‘평화통일기행 경의선 타고’다. 최근 북핵문제로 한반도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DMZ를 직접 방문하고 평화와 통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이날 진행된 ‘경의선 타고’ 프로그램은 능곡역 놀러와, 백마역 깔깔깔, 화정역 톡톡톡, 탄현역 별 등 고양시 4개 청소년 카페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다. 각 청소년 카페들은 지난 4월부터 ▲평화감수성 1㎝ UP!-북한 바로알기(능곡역 놀러와) ▲THINK청소년-‘통일, 꼭 해야 하나요?’(백마역 깔깔깔) ▲평화를 디자인하다-내가그린 평화(화정역 톡톡톡) ▲평범한 학교-평화통일을 말해요(탄현역 별) 등 개별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으며 마무리단계로 이날 행사를 개최했다.

경의선 공사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경의선 통일기행은 무산됐지만 대신 버스를 타고 DMZ 내 남북출입사무소, 도라산역, 도라산 전망대 등을 돌며 청소년들이 분단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의 메인 프로그램은 도라산평화공원에서 진행된 미션수행. 청소년기획단이 직접 준비한 10개의 평화미션들을 참여자들이 수행하면서 선물도 받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정보빈(신능중 3) 학생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 개성까지 불과 20~30㎞ 거리라는 이야기를 듣고 분단을 실감하게 됐다. 요즘 전쟁위기가 고조되는 듯한 뉴스로 떠들썩한데 오늘 기행을 계기로 평화와 통일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를 준비한 전민선 고양평화청년회 대표는 “통일세대인 청소년들에게 현장에서 분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평화통일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하지 않을까해서 이번 DMZ기행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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