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혁신교육지구 정책포럼>

지난 16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고양 혁신교육지구 정책 컨퍼런스. 박현숙 시흥시 행복교육센터 교사가 발표하고 있다.


지자체‧교육청‧교사 협업이 관건
학생 스스로 제안하는 과정 필요
지역 인프라 활용한 마을교육공동체
“지원은 하되 간섭은 최소화해야”


[고양신문] 경기도의회가 최근 ‘고양시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위한 동의안’을 가결시킴으로써 내년부터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고양시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사업시행이 내년으로 다가오자 이에 발맞춰 타지역의 모범사례를 알아보는 정책포럼이 열려 교육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 16일 킨텍스에서는 행복한미래교육포럼‧고양교육희망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유은혜 국회의원(더민주, 고양시병)이 후원한 ‘고양 혁신교육지구 정책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의 진행으로 시흥시, 광주시 광산구, 서울시 양천구, 오산시 관계자가 나와 모범사례를 발표했다.

발표자들은 지자체‧교육청‧학교의 협업모델, 그 간의 진행 과정에서의 걸림돌, 협업의 성과, 학교와 마을의 연계방안, 학교공간의 변화 과정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박현숙 시흥시 행복교육센터 교사는 “시흥시가 타 지자체와 비교되는 점은 일선교사들이 지자체가 투입하는 교육경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있다는 점”이라며 “관련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정보를 나누는 것이 사업진행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또한 처음 진행하는 사업이니만큼 그에 대한 공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사는 “시흥시는 부시장과 시 담당자, 교사가 참여해 혁신교육지구에 대해 10번의 공부모임을 가졌다”며 “토론과 공부를 통해 탄탄한 비전을 수립했고 이에 따라 마을교육공동체를 형성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눈여겨봐야 할 점은, 교사에게 사업을 직접 기획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자발적으로 사업에 헌신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는 것”이라며 “지역 전체를 교육개혁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태정 전 서울 양천구 교육정책보좌관, 이상국 오산시 평생교육과장,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 박현숙 시흥시 행복교육센터 교사, 김태은 광주 광산구 교육정책관.


김태은 광주 광산구 교육정책관은 “교육 공간, 특히 지금의 학교공간이 혁신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학교공간의 변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 통행의 장소가 친교의 장소로 바뀐 복도, 책을 만들 수 있는 도서관, 카페처럼 쉴 수도 있고 발표와 토론이 가능한 동아리방, 자신들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예술작업실 등 공간의 변화와 그 변화과정에 참여한 것만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제안할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태정 전 서울 양천구 교육정책보좌관은 “오랫동안 학교는 지역사회로부터 고립된 ‘섬’처럼 존재해왔고, 조직 또한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학교와 마을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학교와 마을의 연계는 학교가 마을주민을 위해 공간의 일부를 개방하는 것에서 시작해, 마을교사가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방식, 더 발전하면 학교와 마을이 공동으로 마을교육과정을 개발해 함께 교육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나아간다. 또한 마을교육공동체 형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학부모 교육’이라며 학부모들이 교육의 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상국 오산시 평생교육과장은 공무원 시각에서 사업진행의 시행착오와 성과에 대해 얘기했다. 이 과장은 “다들 처음 해보는 거버넌스형태의 교육사업이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신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전국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붙을만한 사업들이 많아서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또 “수년 전만해도 오산시는 낙후된 교육환경 탓으로 중‧고등학생들이 빠져나가는 경향이 높았는데, 혁신교육이 시작되면서 관내 고교진학률(관내 졸업자의 관내 입학)이 80%까지 향상된 것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가 상승한 증거”라고 말했다. 교육프로그램으로는 ‘토론문화 활성화’, ‘생존수영 교육’, ‘학교축제와 마을축제의 만남’, ‘학부모 스터디’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진행을 맡은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는 “사업 초기 관계기관의 충돌로 인해 협업이 매우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됐지만, 교육주체들의 자율성을 담보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며 단기 성과위주의 사업보다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철학’이 요구되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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