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최윤호 자연품농장 대표>

[고양신문] “1400평 밭에서 재배된 농산물이 전량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안정적으로 출하되어 신바람이 난다”며 해맑게 웃는 최윤호(45세) 대표. 최 대표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새우와 미꾸라지가 서식하는, 고양시청 뒤편 박제궁 동네에서 살며 5년 째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7남매의 막내였던 최 대표는 농업에 종사하기 전까지 다양한 사회활동을 했다. 사진을 전공했던 대학시절, 그는 북한산의 노적사, 승가사, 덕암사 등에서 생활하며 촬영한 사진을 모아 전시회를 열며 다큐사진작가로 활약했다. 졸업 후에는 남대문에서 거래되는 섬유패션 상품을 모델에 입혀 국내의 경치 좋은 곳에서 촬영하기도 하고 해외에서는 웨딩촬영 등을 하며 명성을 쌓았다. 그리고 덕양구 주교동에서 여행사(세계로여행사)를 10년 넘도록 운영하다가 현재는 여행사를 직원들에게 맡겨두었다. 최 대표는 “여행사를 운영하며 고객에게 항공예약 서비스를 했는데, 메르스 유행 등으로 예약이 취소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났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애로사항으로 재정적인 손실을 겪는 일들이 반복될 무렵, 로컬푸드 직매장이 고양에서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서 가업의 방향을 농업으로 돌리게 됐다.

최 대표는 “농장 이름 그대로 자연을 품은 농장에서 농사를 짓는 지금, 마음이 무척 편안하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는 자연품농장에서는 깻잎, 큰토마토, 청양·꽈리·아삭이·풋고추 등의 고추류, 미니단호박, 배추 등 10여 개 품목이 자라고 있고, 겨울에도 상추, 깻잎이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고 있다.

최 대표는 새벽 3시부터 수확한 농산물을 포장 작업하고 아침 7시에 매장에 들여놓는다. 그리고 그날 매장 농산물 시세를 보고서 금액 라벨을 붙인 후 전시를 한다. 유통기한은 보통 수확한 날로부터 엽채류는 1일, 근채류(뿌리식물)는 3일 정도 되는데, 전날 재고는 수거해서 동네분들에게 나누어 준다. 그 덕분에 최 대표는 인심이 후덕하다는 칭찬을 많이 듣는다.

무엇보다도 로컬푸드 직매장에 공급되는 고양의 농산물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생산되어 신선함이 살아있다. 자연품농장의 농산물들도 원당과 풍산매장과는 10분, 무원과 벽제매장과는 15분 거리에서 생산되며 중간유통단계가 없어서 가격이 저렴하다.

최 대표는 농장을 경영하는 일뿐만 아니라 지역 봉사 활동에도 열성적이다. 원당초등학교 부근에서 음식점(걸리버숯불바베큐)을 운영하는 아내와 함께 고양소방서 의용소방대원 봉사를 10년 넘도록 하고 있고, 독거노인 반찬봉사도 하고 있다. 

원당농협 대의원을 맡고 있는 최윤호 대표는 “동네 형들과 농장 옆 시냇물에서 미꾸라지를 잡아서 깻잎 넣고 추어탕 끓여먹는 것이 즐겁다”며 “고되지만 가끔 이러한 행복한 삶을 주는 농사일의 결실인 농산물을 로컬푸드 매장으로 신바람나게 공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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