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보 민주언론운동연합 이사장

성유보(60) 민주언론운동연합 이사장을 만났다. 70년대 ‘자유언론 실천선언’에 참여했다가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후 한겨레신문 편집위원장, 논설위원, 사회평론 발행인을 거쳐 올초 월간 말지 발행인을 맡고 있다. 작년 가을 일산 주엽동으로 이사와 고양시민이 된 성이사장은 최근 서동구 사장의 퇴임으로 KBS사장에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고양시민으로 소감한마디.
“분당살다 여기왔는데 생활은 편리하고 좋아요. 그런데 차가 너무 많아. 그리고 밤에 노는 사람들이 많은가봐. 우린 나이많아 일찍 자야하는데 여긴 젊은 사람 많아 그런가.”

말지 발행인을 맡은 것으로 안다. 말지의 변화가 눈에 띄는데 민언련 차원의 어떤 의도적인 배치가 있었는지.
“말지가 18년을 이끌어왔다는 게 대단한 일이지. 하지만 재정상의 어려움이 많아. 작년에는 사람들이 떠나기도 하고 원고료 지급도 안되고 그랬다고 하지. 민언련이 대주주인데 그대로둘 수는 없다싶어 내가 편집과 기획을 좀 봐주기로 했다. 대중지로의 변화가 맞아요. 그렇게 모색하고 있는데 아직은 반영이 좀 덜된 편이지.”

4월호 말지에는 ‘우익 봉기하다’ 기사가 특집이었다. 한국전쟁이후 어려운 시절을 살아온 우익 세력들이 반공 친미 이데올로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얘기들을 객관적이고 때론 따뜻한 시선으로 다뤄 흥미있었다.
“이번 특집 기사는 반응이 많았지. 편집회의에서 강조하는 건 저널리즘이야.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몇페이지에 걸쳐 인터뷰하는 기사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해. 예를 들어 노동조합 얘기를 하는데 그쪽 얘기 그대로 싣고 사람 누구누구 소개하면 그 사람들 본인이나 볼까. 아마 자신들도 잘 안볼꺼야. 민주세력, 시민단체 기사를 싣고 싶으면 객관적으로 그들의 현재와 극복해야할 문제를 진단해주는 게 더 필요하다는 얘기지. 말지 주독자층은 40대와 30대로 봐. 특별히 진보적 세력만 본다고는 생각 안해. 사회주도층도 볼 수 있는 잡지를 만들 생각이야.”

KBS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서동구 사장이 퇴임하면서 다시 얘기되고는 있지. 혹시 하게 되면 워낙 골치가 아픈 일이라 아마 내 수명이 얼마는 단축되지 않을까 싶어. 지금 이대로의 생활이 좋아.”

언론운동의 대선배로 지역신문에 조언 한마디를 해준다면.
“나도 생각해보면 고향인 경산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만 살고 있는 고양시민이라는 의식은 별로 없어. 수도권 주변의 위성도시들이 다 그렇겠지. 다들 서울 출퇴근하니 고양시가 어떻다 하는 일에 관심이 없지. 결국 주부와 아이들의 관심사를 끌어내는 게 출발점일 게지.”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