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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으로 세상사를 읽는 바둑판의 승부사들<우리는 동호인> ‘고양기우회’
  • 신은숙 기자
  • 승인 2017.09.26 10:04
  • 호수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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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두 승부사는 오로지 바둑돌 놓는 소리만 낼 뿐이다. 그러나 정적 속에는 치열한 접전의 기운이 감돈다. 바로 고양기우회원들이 바둑을 두는 모습이다.
1998년에 30명으로 시작된 고양기우회는 현재 200명이 훌쩍 넘는 회원이 있다. 주로 40~70대의 남자들로 이뤄진 고양기우회 회원들은 매일 혹은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대화동 대화기원에서 흑백의 묘수를 즐긴다.

대화기원에서 언제든 볼 수 있는 회원들은 어림잡아 50여 명 정도다.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프로 8단 유건재 전 SBS해설자와 7단인 차수권 프로도 대화기원에서 볼 수 있다. “대화기원에는 고양의 바둑 명인들뿐만 아니라 파주·김포·인천·부천에서 바둑의 고수들이 찾아온다”고 말하는 회원들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담겨있다.
고양기우회가 고양 최강의 명인동호회로 알려진 계기는 전국에서 손꼽혔던 고양시 바둑선수단 출신들, 한 수 한다는 고양시 바둑 대가들이 대화기원으로 옮겨오면서 바둑 고수들의 터로 자리잡게 되면서부터다. 게다가 고수들과 한판 승부를 겨뤄보고 싶거나, 한수 배우기를 원하는 아마추어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대화기원은 바둑인들의 아지트가 됐다.

고양기우회의 안병운 지도사범은 전국 바둑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아마의 고수다. 영문학을 전공했던 안 지도사범은 “대학 2년 때 우연히 한 수 두 수 두던 바둑이 전공을 제치고 인생을 좌우할 만한 업이 된 것”이라며 “대학시절 이미 학교 내에서 상대를 모두 제압할 정도로 최고의 실력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스포츠의 프로선수처럼 경제적으로 넉넉한 수입은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지금 사회인으로 우뚝 서게 한 것도, 나를 구제한 것도 바둑”이라며 웃었다.

      안병운사범이 2012년,  전국 아마추어전에서 우승을 거두며 아마추어 바둑계에 입문했다.

류준준 회장은 “중독성 강한 것을 바둑의 단점으로 들기도 하지만 좋은 점이 훨씬 많다”며 “대표적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집중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싶으면 바둑을 가르쳐야 한다”면서  “바둑은 집중력, 판단력, 예측력 등 종합적인 학습력을 높여주는 두뇌 스포츠”라고 소개했다.
회원들 중에는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바둑에 빠져서 하루해가 가는 줄 모를 때가 허다했다”며 “하루가 그렇게 짧은 줄을 바둑돌을 잡으며 알았다”고 말하는 회원도 있다. 고양기우회 회원들은 승부를 떠나 바둑판에서 세상사를 읽어가고 바둑의 맛을 음미하는 사람들이다.  
 

 

신은숙 기자  sessunny12@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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