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국제다큐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관객상 수상작 ‘벼꽃’

25일 영화 '벼꽃'을 관람한 후  '관객과의 대화'를 가진  오정훈 감독, 주인공 이원경 농부, 김달수 도의원(사진 왼쪽부터).


[고양신문] 이즈음 들녘에 나가면, 한가득 피어 있지만 누구나 보기는 힘든 꽃이 있다. 화려하지 않고 크기도 아주 작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꽃이 피었다 2시간 만에 금세 져 버리기 때문이다. 바로 벼꽃이다. 오정훈 감독이 그 순간을 잡아내 다큐멘터리 영화 ‘벼꽃’을 만들었다.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 출품된 ‘벼꽃’이 지난 25일 메가박스 파주출판도시점에서 상영됐다. 영화가 끝난 뒤 김달수 경기도의원의 진행으로 오정훈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김 의원은 “우리가 늘 먹는 밥의 재료인 벼의 일생을 들여다 본 적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영화가 더 흥미진진해 두 번을 봤다”고 말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농부 이원경씨도 함께 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다 파주에서 12년째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오정훈 감독의 ‘벼꽃’은 27일 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 특별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25일 진행된 질의응답 내용을 소개한다.
 

메가박스 파주출판도시점에서 '벼꽃' 관람 후 관객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원경 농부  

영화를 만든 이유는.

밥을 좋아해 큰 공기에 많이 먹는다. 그 밥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벼의 모습을 사람들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을 찍다 보니 작은 씨앗이 점점 자라 생명을 만들어 그것을 인간이라는 생명한테 다시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이 순환된다는 것과 그것을 소중하게 지키는 농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농부 이원경씨에게) 영화를 본 소감은.

1년 동안 농사 지은 모습을 화면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니 고생을 한 것 같기는 하다. 매년 4월 볍씨를 뿌려 10월에 거둬들일 때까지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한다. 그럼에도 벼꽃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유심히 관찰해본 적이 없었다. 자가수정을 하는 벼는 꽃이 워낙 작고 폈다가 하루 만에 져 버리기 때문이다.

영상이 무척 아름답고, 음악도 저예산 다큐답지 않게 호화스럽다(웃음).

벼와 비슷하게 자연적인 느낌이 나는 곡을 골랐다. 비올 때와 벼가 자랄 때, 벼꽃을 피우는 장면에서 재즈와 팝 음악을 썼다. 한 곡은 일본 재즈연주자의 곡인데, 후두암을 앓으며 힘겨울 때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작곡했다고 들었다. 그 음악과 벼의 꽃이 피고 알곡이 한 알씩 맺혀지는 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사용했다. 다른 두 곡과 달리 음악 저작권을 줘야하는데 아직 못줬다(웃음).

영화 초반 부분이 좀 길고 지루한 느낌이 든다.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고 물을 대고 하는 부분이 지루할 수 있다. 농부가 하루 종일 트랙터에 앉아서 하는 일이 원래 지루한 일이다. 그 시간을 관객들이 같이 보고 버텼으면 했다. 그 대목만 잘 넘어가면 괜찮다(웃음). 후반부는 벼가 자라는 순간을 보고 내가 놀란 것들을 기준으로 찍었다.

앞으로 계획은.

농사와 농부에 대한 영화를 앞으로도 계속 찍을 예정이다. 그래서 일산에 살다 올해 1월 괴산으로 귀촌했다.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관객상을 수상한 오정훈 감독의 ‘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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