삵, 족제비, 너구리 등도 발견... 습지 보존 시급

산황동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수리부엉이.


[고양신문] 일산동구 산황동 습지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수리부엉이, 맹꽁이, 새호리기, 삵이 확인됐다.


영주산 아래 자리한 산황동 습지는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의 서식과 산란이 확인되면서 생태적 가치가 주목받았다. 하지만 군부대 부지 안쪽 사유지 임야에 지난 7월 불법 건축물(비닐하우스)이 지어지고 진입로 확보 목적으로 추정되는 불법 매립이 진행된 이후, 군부대가 철조망을 치고 시 환경보호과가 맹꽁이 서식지 표지판을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9월 15일 2차 훼손이 발생해 환경단체의 공분을 샀다.
 

7월 습지 훼손 이후 산황동 습지를 모니터링 하고 있는 에코코리아는 최근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호), 새호리기, 삵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름철새인 새호리기는 여름 내내 산황동 습지에서 발견돼 번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에코코리아 모니터단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새호리기 외에도 수리부엉이, 때까치, 물까치, 파랑새, 꾀꼬리 등 20여 종의 조류가 확인됐다. 육식성 조류가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먹이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식물 270여 종을 토대로 물방개류 등 담수무척추 동물 30여 종, 육상곤충 70여 종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맹꽁이, 개구리, 유혈목이, 무자치, 족제비, 너구리, 고라니 등 많은 생물들이 산황동 습지를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고 있다.
 

산황동 습지의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종 서식이 확인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영주산에서 산황산을 잇는 녹지지역이 고양시의 한가운데 남은 생태계의 보루라는 점이다. 얼마 전 발견된 금개구리 서식지도 멀지않은 곳에 있어 더욱 주목된다.
 

산황동 습지는 산지 하부 저층습지로 분류된다. 과거에는 고양시 전역에 이런 습지가 형성되어 다양한 생명을 품고 있었으나 도시화되면서 습지가 사라졌다. 개발을 피해 녹지와 습지를 찾아 이동한 생물들이 산황동 인근으로 모여든 것이다. 고양시 야생동물들의 피신처, 마지막 생존지인 셈이다.
 

산황동 일대는 생태도시 고양의 보물창고다. 산황동 습지는 시 환경보호과와 일산동구청이 법적 조치를 취해 이달 중 복구될 예정이다. 그러나 산황동 골프장 증설 문제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생태계 훼손의 우려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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