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학급 이유로 반대... 학생배치 앞두고 학부모 비상

인근 서울지역 학교에 매년 입학해왔던 대덕동 학생들에 대해 서울서부교육청이 내년부터 입학을 전면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당장 내년 초등학교 입학예정인 12명과 중학교 입학예정인 12명의 학생들이 통학거리가 먼 덕은초, 덕양중으로 배정될 예정이어서 대덕동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양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서부교육청은 작년 10월 대덕동 학생들의 서울권 학교입학을 불허한다는 내용의 공동통학구역 해제 통보 공문을 고양교육청에 발송했다. 대덕동 학생들이 기존에 다니던 하늘초와 상암중에 학생 수 증가로 인한 과밀학급 문제가 발생해 신입생을 더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대덕동은 행정구역상 고양시이지만 상암동과 맞닿아 있는 탓에 그동안 학생들이 초·중·고등학교를 가까운 서울로 통학해왔다. 하지만 서부교육청의 이러한 통보로 인해 신입생들은 멀리 떨어진 학교로 입학해야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에 올해 초부터 고양교육청 뿐만 아니라 지역정치인들이 함께 나서 서부교육청과 학생배치협의를 진행해왔다. 대덕동에 거주하는 초·중학생을 과밀학급우려가 있던 하늘초, 상암중 대신 인근의 상지초와 중암중으로 배치시키는 한편 서부교육청에서 요구한 위탁교육경비 또한 도교육청 추경예산을 통해 일부 부담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지난 9월 20일 서부교육청이 위탁교육경비에 관련한 협의 중단과 대덕동 거주 초·중고생의 수용불가의사를 통보하면서 문제해결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동안 학생배치협의를 해왔던 민경선 도의원은 “문제해결을 위해 그동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두 번 만나고 서부교육청에도 수차례 방문하는 등 노력해왔는데 서부교육청장이 바뀌면서 갑자기 협의가 중단·폐기되고 말았다”며 “서부교육청에서 요구한 위탁교육경비 마련을 위해 추경예산 2억원까지 확보했는데 이러한 결과가 발생해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양시교육청 담당자 또한 “하늘초 대신 논의됐던 상지초 같은 경우 학생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어 과밀학급문제에서 자유롭다고 판단됨에도 서부교육청에서는 학생배치불가를 외치고 있는상황”이라며 “결정권이 서울교육청에 있다보니 마땅한 해결방안이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고양교육청은 12일 대덕동 종합복지회관 강당에서 학생배치 설명회를 열고 서부교육청의 학생배치 불가통보를 알리는 한편 차선책으로 인근 덕은초와 덕양중으로의 학생배치방안을 제시했다. 대중교통의 불편함을 고려해 등하교 시간동안 통학버스도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덕동 학부모들은 “걸어서 몇 분 거리인 학교를 놔두고 통학시간이 한참 걸리는 학교에 가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문제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상숙 씨는 “대덕동 학생 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3년 뒤 덕은지구가 개발되면 초중학교가 들어서니 그때까지만이라도 한시적으로 학생들을 받아달라는 건데 못 받겠다는 결정이 이해가 안된다”며 “3월까지만 해도 협의가 잘 진행된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런 결정을 통보받아서 막막하다”고 전했다.

정원식 대덕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대덕동에는 난지물재생센터 같은 서울시 기피시설이 모여 있지 않느냐”며 “마치 대덕동 학생들 때문에 서울시 학생들이 피해보는 것처럼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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