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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듬 시인, 호수공원 인근에 북카페 '책방이듬' 오픈"소소한 이들 즐겨 찾는 사랑방 만들고파"
  • 정미경 시민기자
  • 승인 2017.10.26 19:10
  • 호수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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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동구에 '책방이듬'이라는 북카페를 오픈한 김이듬 시인.

[고양신문]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호수공원 건너편에 아담한 북카페가 새로 생겼다. 햇살 좋은 25일 오후에 정식 오픈한 ‘책방이듬’을 방문했다. 규모는 작지만 아담하고 멋스러운 인테리어와 함께 양쪽 벽을 빼곡히 채운 2000여 권의 책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시인의 손때가 묻은 도서와 시집이 반반이다. 서가를 둘러보고 있으니 바깥 날씨만큼이나 화사한 여인이 앞치마를 두른 채 다가온다. 책방이듬의 주인장 김이듬 시인이 주변에 개업 떡을 돌리고 온 것.

그녀는 『표류하는 흑발』, 『히스테리아』, 『모든 국적의 친구』 등 다수의 시집을 통해 ‘탄탄한 자기 세계를 구축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소설과 수필, 여행 에세이까지 여러 문학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한양여자대학에서 시 창작 실기와 이론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 바쁘고 할 일 많은 그녀가 북카페를 연 이유는 뭘까?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는 김 시인의 첫마디는 그럴듯한 답을 기대했던 기자를 어이없게 만들었다. 하루에도 수많은 카페들이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이즈음에 다소 현실감각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낙천적이고 긍정 에너지를 지닌 김 시인의 진심이 묻어나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김 시인은 재미있을 것 같아 카페를 덜컥 시작했지만 상업적으로 운영할 재주가 없어서 매일 매일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카페를 통해서 바라는 재미는 이런 거다.
 

김이듬 시인이 오픈한 북카페 '책방이듬'의 전면에 꽂혀있는 김시인의 애서들


“소소하고 다정하게 사람들이 모이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작가와 관객이 멀리 거리를 두는 대신 옆에 가까이 앉아서 허물없이 대화할 수 있는 곳이요. 작가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관객들도 자기가 쓴 시나 좋아하는 시를 낭독할 수도 있는 거죠. 서로의 한계와 벽을 허물고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해서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원하는 손님들에게는 좋은 책도 처방해 줄 예정이다.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얼마 전 이곳에서 책을 구입하고 싶어 하는 학생에게 처방만 해주고, 약은 약국에서 구입하듯이 책은 인터넷에서 사라고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부 시집도 판매하고 있고, 앞으로는 다른 문학 관련 서적도 판매할 예정이다. 운이 좋다면 현재 시인이 보유하고 있는 여러 작가들의 초판본도 구입할 수 있을 터. 

또한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도 열 계획이다.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화), 오후 7시에는 제1회 ‘일파만파’ 낭독회를 연다. 일산과 파주에 거주하는 시인, 소설가, 번역가, 비평가, 희곡 작가, 사진작가 등 특정 분야의 인물들이 진행하는 행사로 열흘에 한 번 정도 열 생각이다.
 

북카페 '책방이듬'의 제1회 '일파만파' 낭독회 에서 강연을 할 김민정 시인


파주에 살고 있는 김민정 시인이 첫 낭독회의 주인공이다. 마침 개업을 축하하러 책방이듬에 등장한 김 시인은 그녀의 시 만큼이나 시원시원하고 밝은 에너지를 풍겼다. 행사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애송시나 자신의 창작시도 낭독하게 할 예정이다. 이 강연회에 모시고 싶은 작가들 리스트는 매우 길다. 다음 번에는 솔 출판사를 운영 중인 임우기 비평가가 우리의 전통문화와 샤머니즘에 대해 특강을 할 예정이다. 공간이 좁아 20명 선착순이니 미리 신청해야 한다.

김이듬 시인은 “문화운동이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라, 동네에서 작게 시작해서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바꿔가는 게 진정한 문화운동이라는 생각으로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며 “지금은 출발 단계여서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되지만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책방이듬이 오픈하자마자 독서클럽 문의가 들어오고, 오다 가다 들르는 손님이 있어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 그녀의 바람대로 책방이듬이 작은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오랫동안 재미있게 운영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늑하고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시인이 직접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며 깊어 가는 가을, 시 한 편을 읽는다면 무척 멋진 일이겠다.


북카페 '책방이듬' 

운영시간 : 낮 12시~오후 10시30분(월요일 휴무)
주소 : 고양시 일산동구 무궁화로 8-28, 삼성메르헨하우스 1층
문의 : 031-901-5264

 

김이듬 시인이 오픈한 북카페 '책방이듬' 전면.

 

'책방이듬' 앞에 세워져 있는 작은 칠판에는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가 적혀있다.

 

양쪽 벽면에 책이 꽂혀있는 '책방이듬' 내부.
 

정미경 시민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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