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해지 위기에 주민들 보증금 마련 논의

고양동 주민들의 공유공간, 마을카페 ‘다락’이 시작한 지 2년 만에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경기도 따복공동체 지원을 받아 시작한 마을카페 ‘다락’은 2년간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으나 얼마 전 건물주가 2년간의 임대기간 만료 후에는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해왔다. 비어 있는 옆 공간도 함께 사용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선 것이다.
 

고양동 주민들은 마을카페는 계속되어야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대책회의를 열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보증금을 마련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다락은 주부들과 어린이, 청소년 놀이터, 배움터, 일터의 역할을 해왔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나면 주부들이 모여서 기타를 배워 공연을 하고, 마을 아이들의 기타선생님이 되기도 했다. 우쿨렐레, 캘리그라피, 사군자 동호회, 마을과 아이들 교육을 고민하는 학부모 모임도 이 공간에서 시작했고, 고양시 평생학습과가 지원하는 평생학습카페로 지정돼 매월 유익한 강좌도 진행해 왔다. 경력단절 주부들을 교육해 기하학 만들기 강사로 양성하는 지오아카데미도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아이들에게 이곳은 목요일이면 떡볶이와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는 공짜 식당이 된다. 중부대 학생들이 와서 기타와 만화그리기, 게임만들기를 가르치고 있다. 주말에는 경기 꿈의 학교가 열려 마을 뒷산의 최영장군을 소재로 한 창작극 만들기 작업이 한창이다.
 

이렇게 잘 운영되고 있는 마을카페를 잃고 싶지 않은 주민들. 다락의 정진훈 대표는 “마을 사람들이 출자금을 내서 협동조합형태로 운영해보기로 했으니 최선을 다해 홍보하고 모금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책회의에 참석한 주민 한선영씨는 “다락은 고양동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중간에 자리해 화합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주민들이 사랑하는 이 공간이 지켜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동 주민들은 지금껏 마을에서 해보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필요한 보증금만큼 출자금이 모일지는 미지수이지만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마을카페를 지키겠다’는 마을사람들의 굳은 의지가 마을카페 ‘다락’을 진정한 공유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힘이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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