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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 6호기 건설재개 유감<높 빛 시 론>
  • 유정길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
  • 승인 2017.10.30 14:16
  • 호수 1343
  • 댓글 1
유정길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결정

[고양신문] 지난 10월 20일, 471명으로 구성된 신고리 5, 6호기 471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이 발표되었다. 첫 번째의 결론은 건설재개를 지지한 비율은 59.5%이고 건설중단을 선택한 것은 40.5%로 나타나 건설을 다시 재개한다는 결정이다. 두 번째 결론은 원자력발전 비중 축소가 53.2%였고, 원자력발전을 유지가 35.5%로 원자력발전 비중을 축소하는 것을 정책방향으로 하자는 것이다.

신고리 5, 6호기는 건설하되, 장기적으로 원전의 비중을 축소한다는 것이다. 앞의 결론은 건설실행을 결정한 것이고, 두 번째 결론은 정책의지를 결정한 것이다. 앞의 결론은 즉각적으로 집행해야하는 구체적 결정인데 비해 두 번째 결론은 시한이 정해져있지 않은 추상적이며 임의적 결정이다. 신고리 5, 6호기는 짓기로 결정하고 그 뒤에는 짓지 않겠다는 말인가? 실제 어떻게 줄여간다는 계획의 구체성이 없기 때문에 축소 여부를 신뢰할 만한 근거가 없다. 앞의 결정은 원자력업계의 입장을 편들어준 것이고, 뒤의 결정은 자신을 지지해준 탈핵시민단체의 입장을 수용한 모양새다. 그래서 탈핵단체들은 첫 번째 결정에 반발하고, 보수단체들은 두 번째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탈핵결정을 염원한 단체들의 기대

공론화위원회를 만든다고 한 초기, 탈핵운동단체들은 반대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은 분명 5, 6호기 백지화였기 때문이다. 단체들은 공약대로 이행되길 기대했고 그래서 몇몇 단체들은 공약의 후퇴라고 비판하며 공론화위원회의 결성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즉각적 정책시행에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이해한 대부분의 단체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의지를 신뢰하고 싶었고 비록 후퇴하지만 최소한 정부가 공약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래서 이 기간 동안 수많은 탈핵단체들은 국민들이 진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히 탈핵을 결정하리라 기대했고 혼신의 힘을 다해 다양한 방식으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여론을 조성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위원회 결론을 접하고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 중단을 탈핵에너지 전환의 출발점으로 삼으려던 기대와 열망이 컸던 만큼 건설재개라는 결정은 큰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솔로몬 지혜인가 공약파기 면죄부인가

오랜 기간 탈핵운동을 해온 사람으로서 이낙연 국무총리, 추미애 민주당대표, 우원식 민주당원내대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등이 일제히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이 ‘솔로몬의 지혜’이니 ‘절묘한 타협’이니 하는 찬사와 환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 불편하다. 이들 중 누구도 자신들의 공약이 지켜지지 않은 것을 미안해하거나 사과하는 사람은 없다. 최소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고, 정보의 비대칭을 바로잡으려는 노력도, 찬핵논리를 쏟아낸 언론의 편향을 줄이려고 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원자력계의 불법적 활동을 견제하지도 않았다. 마치 탈핵이 환경단체들만의 과제인양 방관하는 모습을 보며 비감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정부는 공론화 과정을 ‘숙의민주주의’라 칭송하고 있다. 강경한 비판자들은 이것은 실제 ‘숙의’가 아니라 재앙과 죽음을 ‘모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탈핵공약을 파기하기 위해 대표성도 없는 몇백 명을 모아 졸속으로 토론한 결과이며, 이를 통해 공약파기의 면죄부를 얻은 것이라고 비판을 하고 있다.

숙의민주주의를 넘어 생태민주주의로

오늘날 민주주의 의사결정은 인간 외 다른 생명들의 이해를 반영하지 않고 오로지 인간들의 이익을 중심으로 한 결정이며, 미래세대를 고려하지 않고 현세대인들만의 이해만을 고려하고 있다. 그래서 생태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모든 의사결정에 미래세대와 생명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기구를 만들어 결정과정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현재로서는 지지를 받기 어렵겠지만 점차 설득력을 높이고 있는 논의이다. 생명생태문제는 미래세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과연 471명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은 미래세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결정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이제까지 모든 원전의 수명은 30년이다. 그러나 새롭게 건설된 신고리 5, 6호기의 설계수명은 60년이다. 제발 없길 바라지만 향후 60년 동안 과연 아무런 사고가 없을까. 최근 경주에 강진이 발생했고 수백 번의 여진이 발생했으며, 지금도 크고 작은 원전사고가 한수원의 은폐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와 정부의 결정만 믿고 60년간 그냥 편안히 있으면 될까? 신고리 5, 6호기 원전근처 30㎞반경에 382만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만일 60년 내에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본다면 문재인 정부의 이번 결정은 역사적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앞으로다. 향후 5년간 5기의 원전(신고리 4, 5, 6호기, 신한울 3, 4호기)이 늘어난다. ‘핵발전소의 비중을 줄인다’고 내린 공론화위원회의 결론을 토대로 이 새로운 5기 건설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두고 볼 일이다.

 

유정길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  webmaster@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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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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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인 2017-11-02 16:55:56

    저도 같은생각입니다. 이해되도록 논리적으로 잘 이해됩니다.
    현 정부 공약인데 공론으로 결정했다고 누구도 미안해 하지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ㆍㆍ미래도 불안하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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