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축조 방식 보여주는 계단식 보축 구조

성벽 보축시설, 북한산성에서는 최초 발견
고려시대 건물지, 중흥산성 뒷받침하는 결정적 단초

 

북한산성 부왕동암문 성벽 바깥쪽에서 발견된 계단식 보축 구조. 북한산성에서는 처음 발견된 보축 유물이다. <사진제공=고양시 문화예술과>


[고양신문] 북한산성에서 조선시대 축조 흔적과 고려시대 중흥산성 유물층이 동시에 발견됐다. 유물은 고양시가 문화재청 국고보조사업으로 추진 중인 ‘사적 제162호 북한산성 성벽 및 부속시설 3차 발굴조사’를 통해 부왕동암문 부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부왕동암문 성벽 외부에서는 북한산성의 축조 방식을 보여주는 계단식 보축 구조를, 내부에서는 고려의 중흥산성을 뒷받침하는 고려시대 유물층이 중첩된 건물지를 확인하는 발굴 성과를 이룬 것.

성벽 외부에서 새롭게 발견된 보축시설은 성벽 기단에서 약 50~100cm 떨어진 아래쪽에서 15~19단이 발굴됐다. 성을 축조하며 보축을 설치한 이유는 북한산의 험준한 지형을 고려해 성벽의 견고함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보축시설이란 성을 축조한 후 지형이나 토질 등의 이유로 구조적으로 불안정해진 성벽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로 보강하는 시설을 말한다. 그동안 남한산성을 비롯해 다양한 성곽에서 보축 구조가 발견된 바 있지만, 북한산성에서 보축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축성 이후의 관리 방식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성벽 내부에서 1712년 북한산성이 축성되기 이전부터 사용된 고려시대의 건물지와 다량의 기와편이 발견된 것은 그동안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고려의 중흥산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증자료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흥산성의 존재는 『고려사』를 비롯해 여러 문서에 등장하지만, 일부 기와조각 등 파편적 유물 외에 건물구조를 보여주는 실증자료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역시 이번이 최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통해 북한산성의 유산적 가치가 한층 더 높아졌으며 연차적인 학술조사와 보존·정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향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성벽 내부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건물지 유구. 중흥산성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최초의 실증자료다. <사진제공=고양시 문화예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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