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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똥 없는 놀이터, 아이도 고양이도 신나요"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7.11.09 17:55
  • 호수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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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들, 어린이 놀이터 모래 청소
구청은 길고양이 전용 배변장 마련
"성공적인 공생 시도, 민원도 줄어"

 


[고양신문] 주민들의 노력과 구청의 적극적 행정으로 사람들과 길고양이가 함께 상생하는 놀이터가 만들어졌다. 일산서구 대화동의 양촌어린공원에서는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대여섯 명의 주민들이 놀이터 바닥에 깔린 모래를 뒤지며 무언가를 찾는 풍경이 펼쳐진다. 자발적으로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이들(이하 캣맘)이 모래 속에 묻힌 고양이 똥을 골라내고 있는 것. 적을 때는 4명, 많을 때는 8명 정도가 놀이터 모래는 물론 공원 주변 청소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덕분에 놀이터를 찾는 아이들은 걱정 없이 모래장난을 한다.

양촌어린이공원 주변에는 여러 마리의 길고양이들이 터를 잡고 지내는데, 고양이들이 원래 깔끔한 습성을 가진 까닭에 놀이터의 모래에 배변을 하고 묻는 경우가 많아 민원이 이어졌던 것. 자연스레 캣맘들의 길고양이 돌봄 활동에도 일부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하지만 1년 전부터 캣맘들이 놀이터 모래 청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면서 주민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딸과 함께 공원을 자주 찾는다는 김모(34세)씨는 “아이 건강을 염려하는 엄마들이 캣맘들을 불편하게 보기도 했는데, 모래 청소를 꾸준히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지금은 모두들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러 명의 캣맘들이 함께 활동하는 경우는 사실 이례적이다. 길고양이를 돌보며 일부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곤 하는 캣맘들은 대부분 드러나지 않게 개별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촌어린이공원 캣맘들은 지역주민들과 길고양이들의 갈등을 최소화하며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적극적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낸 것이다.

구청도 대안을 보탰다. 일산서구는 캣맘들과 협의해 공원 화장실 뒤편에 별도의 길고양이 전용 모래밭을 만들었다. 길고양이 배변장이 마련된 후 캣맘들은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향을 발산하는 캣닢(녹차잎의 일종)을 전용 배변장에 수시로 뿌려주며 고양이들을 유도했다. 두 달 정도 지나자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길고양이용 모래밭에서 놀이와 배변을 하며 정착을 했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어린이놀이터에 배변을 해 목요일마다 실시하는 모래청소는 지속적으로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다.
 


일산서구 환경녹지과 관계자는 “고양이는 영역활동을 하는 동물이라 쫓아내도 다른 고양이가 들어오게 마련이라 대안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모래청소와 배변장 마련 후 민원이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민들과 성공적 공생을 모색한 경우는 고양시는 물론, 타 지역에서도 처음일 것”이라며 바람직한 아이디어가 다른 지역에도 도입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캣맘인 이모(60세)씨는 “캣맘들의 활동은 단순한 먹이주기에 그치지 않는다”며 다양한 활약을 소개했다. 고양이들의 서식이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먹이 제공과 사후 처리까지,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이상의 시간과 정성을 쏟는 캣맘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길고양이의 숫자를 적절히 조절하기 위한 중성화시술(TNI) 시행에도 캣맘들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고양이들을 피해 수술 대상을 선정하고, 부상이 없게 안전하게 포획하는 일을 캣맘들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길고양이를 굶긴 후 포획해야 하기 때문에 이틀 정도 밤을 새는 경우도 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들의 도움으로 양촌어린이공원 인근에서는 올 가을에도 10여 마리의 길고양이를 중성화 시술했다.

이씨는 다음과 같은 말로 캣맘들의 바람을 대변했다. “사람이 사는 공간 주변에서 길고양이를 완전히 없앨 수 없어요. 그렇다면 적정 숫자의 길고양이들이 균형을 이루며 주민들과 불편함 없이 공존하는 마을을 만드는 게 현명하다고 봅니다. 캣맘들의 활동을 그런 관점에서 바라봐 주시면 좋겠어요.”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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