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전광옥 서울교통공사 차장

[고양신문] 덕양구 오금동 단독주택 개발용지 인근에는 약용작물인 감초를 키우며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인 전광옥(61세) 서울교통공사 차장은 “감초가 고양땅에서 재배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 지난해 봄에 심었는데, 따스한 겨울 햇살 한 줄기에 묵은 가지에서 새순이 돋아나는 것을 보니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라며 상기된 얼굴로 설명했다.

요즘엔 바람이 잠시 놀러 나간 낮을 제외하고는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겨울 날씨가 이어진다. 그런데 전씨의 감초 재배지에는 새싹이 돋아나서 겨울 속 봄의 희망을 느끼게 한다.

전 차장 “서울교통공사 내 ‘원예조경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감초 재배를 접하게 됐는데, 앞으로 비전 있는 약용작물일 것 같아서 감초를 심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서울매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통합명칭, 2017년 5월 출범)에서 출입문 개폐와 안내방송을 담당하는 전 차장은 34년간 서울교통공사에 근무하고 현재 공로연수 중으로 올해 12월 31일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몸에 밴 성실함으로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는 오랜 세월 속에서도 결근과 병가 한 번한 적이 없고, 동료들을 위하는 배려심이 크다는 칭찬이 자자하다.

전 차장은 “신설동역에서 근무할 때 20대 아가씨 승객이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회복이 잘 돼 퇴원을 했다”며 “이후 고맙다고 찾아와서 인사를 했는데, 10년이 지나서 해외선교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TV로 우연히 보곤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한번은 가짜 승려 행세를 하며 불법 모금활동을 해서 중단을 시키다가 황당한 고소를 당한 일도 있었다.

전 차장은 손재주도 남다르다. 백석동 집과 오금동 전원주택의 인테리어도 직접 할 뿐만 아니라, 1000명의 머리를 깎아야지 자격증이 주어지는 이용사, 2톤 미만 포크레인운전, 열차조작기능사, 열차운행 안전관리자, 조경기능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다.

부지런하고 알뜰해 그동안 사둔 오금동 1000평, 선유동 4200평에 감초뿐만 아니라 황기, 무화과, 밤과 대추나무 등도 심어뒀고, 꽃사슴까지 키울 꿈을 설계하며 고양시 산림조합과 고양시 마스터가드너 활동을 하고 있다.

전 차장의 두 자녀도 같은 계통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아직 미혼인 첫째 아들 전친일(33세)씨는 지축차량사업소, 막내딸은 용인 경전철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광옥 차장은 “아내(심현숙씨)와 1남2녀 자녀들과 화목하게 생활해온 덕분에 34년 임기를 무사히 채울 수 있었다”며 가족사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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