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코리아, 생태하천 모니터링 중 확인

부채꼬리바위딱새 암컷. <사진제공=(사)에코코리아 김은정>

[고양신문] 국내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부채꼬리바위딱새가 공릉천에서 발견됐다. 지난 13일 에코코리아 공릉천모니터링팀 김은정씨가 공릉천 조류 모니터링 중에 부채꼬리바위딱새 암컷을 발견했다.

부채꼬리바위딱새는 아프가니스탄 동부, 히말라야에서 중국, 하이난, 인도차이나반도 북부, 대만에서 서식하는 텃새다. 한반도에서는 서식하지 않으나 2006년 1월 13일 충남 계룡에서 암컷 1마리가 관찰된 이후 전남 신안 홍도, 경남 진주, 강원 오대산, 대전, 광주, 제주도 등지에서 관찰된 미조(길잃은 새)다. 대부분 늦가을부터 겨울철에 관찰됐다(참조 : 박종길 『야생조류필드가이드』). 고양시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채꼬리바위딱새는 자갈과 바위가 있는 계곡이나 강에서 생활한다. 꼬리를 위아래로 까닥거리며 펼쳤다 접었다 하면서 다리를 들썩이는 것이 특징이다. 꼬리를 펼쳤을 때 부채를 펼친 것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은정씨는 올해 공릉천모니터링 팀장으로 활동하며 수리부엉이(멸종위기야생동물2급) 서식지, 참종개(한반도 고유종), 흰목물떼새의 번식, 수달(멸종위기야생동물1급) 똥을 찾아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매주 꾸준히 같은 지역을 모니터링한 결과다.

평소 공릉천에 수달의 흔적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모니터링을 펼쳤던 김씨는 지난 주 수달똥을 찾아내 전문가의 확인을 받기도 했다. 수달은 공릉천 상류 북한산기슭 계곡에 서식하면서 공릉천에 나들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어 이번주에는 부채꼬리바위딱새를 연이어 발견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는 꼬리를 활짝 펼치는 모습을 보고 "‘야호!’ 탄성이 나왔다"면서 부채꼬리바위딱새를 발견한 것은 국내에서 열네 번째로 알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부채꼬리바위딱새는 미조이지만 공릉천 일대가 살만한 환경이라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코코리아는 올해 모니터링 과정에서 의미있는 생물종을 다수 확인했다. 흰목물떼새 가족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흰목물떼새는 모래와 자갈이 많은 맑은 하천에 서식하며 모래땅을 오목하게 파고 알을 낳는다. 김은정씨는 “4대강 사업으로 하천을 준설하면서 흰목물떼새의 서식지가 파괴돼 멸종위기에 처했다”며 “번식을 확인한 것은 공릉천이 이들의 번식지로서 가치가 높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참종개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자갈이 깔린 맑은 하천 밑바닥에 사는 어류다. 공릉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원앙도 천연기념물이며 오래된 참나무숲이 있어야 번식하는 조류다.  이같은 종의 서식과 번식은 공릉천과 인근 마을숲이 생물들이 터전삼아 살아가기 좋은 생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시민들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공릉천에 다양한 생명이 깃들어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에코코리아 공릉천모니터링은 고양시하천네트워크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시민단체들이 수계별로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을 총괄하는 이용진 생태하천과장은 “하천네트워크 활동의 경사”라며 “많은 시민들이 하천네트워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수질과 생태적 환경이 개선된 덕분”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 과장은 “앞으로도 조례에 따라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희귀조류 발견으로 공릉천 일대에 조류 출사가 줄을 이을 것이 예상되면서 조류 사진 근접 촬영으로 인한 서식지 훼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에코코리아 관계자는 "길잃은 부채꼬리바위딱새가 먹이를 충분히 먹고 짝을 찾아 떠날 수 있도록 탐조규칙을 지키는 시민의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채꼬리바위딱새 암컷. <사진제공=(사)에코코리아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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