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투표율에도 조직표 무력

4월 한달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국회의원 덕양갑 재선거가 끝났다. 기호3번 개혁국민정당 유시민 후보가 기호1번 한나라당 이국헌 후보를 1천400여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한나라당의 이국헌 후보는 1만3천630표, 개혁당의 유시민 후보 1만4천833표, 하나로 국민연합의 문기수 후보 2천737표, 민주노동당 강명용 후보 917표, 사회민주당의 김기준 후보 822표, 무소속의 이영희 후보가 1천567표를 각각 기록했다.

투표율은 지난 99년 고양시장 보궐선거 당시(23.46%)보다 약간 높은 25.59%가 나왔다. 그러나 투표율이 낮을 경우 조직표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번 덕양갑 재선거에서는 개혁표심이 우세를 나타내 지역의 정세변화를 예고했다. 젊은층과 남성층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지만 젊은 30∼40대 주부들을 중심으로 개혁당 후보의 참신성에 대한 호감이 선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지역 정당원 중에서도 기존 정치에 대한 비판의식이 높아져 소위 ‘조직 이탈표’가 많이 나와 지구당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편 선거 결과를 두고 후보진영에서는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상외의 큰 표차를 보이며 낙선한 한나라당의 이국헌 후보측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총선이 걱정. 지난 24일 개표가 진행된 시청 체육관에서는 개표 막판 낙선이 기정사실화되자 다음 총선의 예상 후보자에 대한 평가가 쏟아졌다. 한편 지구당의 모 관계자는 “의정부와 양천에서는 한나라당이 이겼는데 덕양에서 낙선한 것은 결국 중앙당의 공천 실패”라고 꼬집었다.

한편 선거에 승리한 유시민 당선자 측도 자체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과 지지율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내심 유당선자 측은 다른 선거지역과 상관없이 40% 이상의 투표율과 50% 이상의 지지율을 받아 이후 정계개편에 개혁당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는 복안. 민주당이 재·보궐선거에도 모두 참패한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관계정리도 부담이다.

<표> 덕양갑 역대 투표율
선거 일시 투표자수 투표율(%)
고양시장보궐선거 99.8.19 29,823 23.46
16대국회의원선거 00.4.13 68,879 53.81
제3회지방선거 02.6.13 56.311 42.27
제16대 대선 02.12.19 92.032 6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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