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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교육주체들 수시로 모여 연구하고 토론하자
  • 이성오 기자
  • 승인 2017.12.04 17:27
  • 호수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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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시행되는 ‘고양 혁신교육지구’ 어떻게 진행되나?>
① 혁신교육지구란 무엇인가
② 고양시는 어떻게 준비 중인가
③ 혁신교육지구에 대한 기대와 우려
④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은
 

고양시가 지난달 29일 고양 혁신교육지구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고양시·경기도교육청 업무협약
고양 혁신교육지구 공식 출범


[고양신문] 고양시와 경기도교육청이 지난달 29일 킨텍스에서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고양시는 경기도 시군 중 13번째로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펼치게 됐다. 협약기간은 2021년 2월까지 3년간이며, 매년 세부합의를 통해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학생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배움과 삶이 연결된 지역 특화교육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고교 교육과정 특성화 중점지구 운영, 문화예술교육 확대, 진로직업교육 강화 등 학생이 행복한 교육 실현을 위해 ▲함께 만드는 지역 특색 교육도시 모델 구축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교육인프라 구축 ▲학교와 마을이 함께 만드는 지역교육공동체 구축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최성 시장은 “고양시가 7년간 추진해온 교육정책인 ‘창조적 교육도시’의 비전과 성과를 기반으로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효율적으로 연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교육 주체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혁신교육지원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번에 새롭게 출발하는 ‘혁신교육지구 시즌Ⅱ’에서 고양시가 경기도 내 혁신교육지구사업을 추진하는 13개 도시들 중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시와 교육현장의 불협화음
‘학습공동체’로 풀어나가자


고양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29일 공식 출범했지만 우려하는 부분이 많다. 먼저 학교와 지자체 간의 불협화음이다. 타 지자체들도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시 담당자가 겪는 고충은 이런 것들이다.
‘학교에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게 왜 이렇게 많아? 지자체가 교육예산을 더 내려주고 전담팀까지 꾸려서 지원해 주는데도 선생님들이 마음을 열지 않네. 조금만 관여하려고 해도 싫어하고…. 역시 학교는 폐쇄적이야,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반대로 일선 학교의 혁신교육지구 담당자들과 교사들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뭘 달라고 했나? 업무만 가중시키고 귀찮게 하네. 시청 공무원들이 교육에 대해서 알기는 할까? 돈만 내려주면 됐지, 이런 저런 간섭을 왜 하는지 모르겠네. 학교교육은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시 공무원들은 지금까지 했던 행정지원이라도 잘해달라고요.’

시와 학교가 교육사업을 함께 하면서 생기는 부작용들이다. 시는 학교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교사는 교육정책과 학교운영에 대해 간섭하는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사업을 이끌어갈 이들 교육주체들의 ‘공동학습’이다.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핵심이 무엇이고 이를 잘 이끌어 가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함께 배우고 느껴야 한다고 교육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고양교육지원청이 교사 100여 명을 중심으로 TF팀을 꾸려 학습공동체를 미리 운영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지만, 이 모임에 시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주로 모임을 관망하고 돌아갔을 뿐 토론에 참가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교육시민단체가 주관한 혁신교육 컨퍼런스에 시 공무원들이 1명만 참석한 경우도 있었다.

혁신교육지구에 대한 학습공동체를 주도적으로 제안해야 할 시가 오히려 소극적으로 나서다 보니 교육청 담당자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업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시청과 나누고 싶지만 그동안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아 답답했다는 것. 시민단체와 교육청 관계자들은 시가 교육주체로서 사업에 적극성을 띨 것을 당부하고 있다.
 


마을교사 어떻게 양성할까?

시와 교육청이 합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의 손과 발이 되고 머리가 돼서 일하는 사람들은 학교와 마을(지역사회)이다. 마을의 교육자원과 인적자원을 발굴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수가 필수적이다. 즉 혁신교육을 교육현장에 적용하기 ‘전 단계’에서 충실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서울시 양천구의 경우엔 ‘마을교사’ 양성에 많은 공을 쏟고 있다. 양천구 교육과정에는 ▲혁신교육과 마을공동체에 대한 이해 ▲학생인권 ▲각종 토론기법 ▲선진교육사례탐방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무려 120시간(매일 3시간 2개월)의 교육을 진행해 2015년에는 72명의 강사가 양성됐고, 수료한 강사들은 다각적 심사를 거친 후 현장에 투입됐다.

교육과정을 마을교사와 학교교사의 협력으로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사와 마을교사, 마을교육활동가,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 모여서 우리 고장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마을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활동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연구해야한다.

박운수 노원구 혁신교육지원센터장은 “마을교육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이며 그중에서도 마을교육공동체의 알맹이를 만들어내고 그 내용을 채우고 가르치는 것은 마을사람들 특히 마을교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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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교사와 마을활동가 길러내야"

<인터뷰>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


교사출신으로 경기도의회 교육의원을 지낸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는 고양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관련 세미나 등을 개최해왔다. 그는 이번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지자체가 혁신교육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야하고,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사업이 안착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모든 교육주체들이 혁신교육에 대한 철학을 올바로 이해해야 하고, 그 철학이 사업 내용과 방식에서 그대로 드러나야 한다. 혁신교육의 철학을 이해하려면 그동안 일반적인 대민행정만을 담당했던 시가 왜 학교교육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그 이유는 마을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교육하자는 것이다. 교육의 공간을 확장하는 것, 지자체와 교육청이 협력하는 정신이 그 철학이다. 이 철학을 지역공동체가 함께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철학이 사업내용에 투영돼야 하고, 사업 방식 또한 혁신적이어야 한다.

고양 혁신교육지구 첫해 사업에 취약한 면이 있다면.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교육주체가 교사다. 교사들의 전문성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혁신교육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교사들의 연수뿐 아니라 힐링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원돼야 한다. 지역의 특수성이 반영된 연수가 필요하다.
교사들에게 연수가 필요하듯이 학부모들에게도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동의와 지원 없이는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참여도와 전문성을 높여서 협력자로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사업 초기에 전문강좌를 집중적으로 개설할 필요가 있다.

마을교육공동체의 핵심은 무엇인가.
마을교사, 마을활동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마을교사를 길러서 학교가 필요한 때 교과과정과 연계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을교사의 교육은 삶과 교육이 일치되도록 하는 데 목표가 있다. 마을교사는 학부모가 될 수도 있고, 향토전문가일 수도 있고, 시민단체 활동가일 수도 있다. 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이 삶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마을교사들이 교실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야 한다. 학교의 울타리를 넘나드는 교육이 혁신교육이다. 고양 혁신교육지구 사업 내용에도 마을교사를 육성·발굴하는 프로그램을 꼭 추가해야 한다.

초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사업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한데, 바로 지자체장의 의지와 태도다. 사업 예산의 대부분이 지자체에서 나오다보니 지자체 담당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면밀히 확인해 봐야한다. 시장은 담당 공무원들이 자율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담당자들도 교육에 대한 이해도와 열린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오산시의 경우 시장이 가장 아끼고 능력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혁신교육지구 담당자로 뽑았다. 시흥시도 마찬가지다.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창의적으로 사업을 제안하는 공무원들을 배치하고 그들이 마음껏 사업을 집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 오산과 시흥의 경우 관련 업무를 오래하다 보니 이제는 장학사 수준으로 혁신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좋은 인력을 배치하고, 그들을 믿고 지지하는 것은 전적으로 시장의 의지에 달렸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어려움들은 무엇인가.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학교가 필요로 하는 일들을 시와 교육청이 도와주는 방식이어야 한다. 일선 학교에서 문제가 되는 심각한 일들을 먼저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으면 한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 문제가 있다. 학부모의 민원이 심각한 수준이고, 교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폭력은 교권침해로 이어지기도 하고 이로 인해 교사들이 좌절해 학생지도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문제해결을 지원하는 데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큰 역할을 했으면 한다. 마을교육공동체가 함께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예를 들 수 있는 것이 ‘방과후학교’다. 방과후학교는 학교 내에서 이뤄짐에도 실제론 학교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개별 학교가 강사와 일대일로 계약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관리가 힘들다. 부모들은 교내학습이란 이유로 믿고 맡기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도봉구처럼 지자체가 방과후학교 전체를 관리하는 방식을 고민해 봐야 한다. 지자체가 지역네트워크를 통해 추천받은 마을교사 등 양질의 수업을 할 수 있는 강사풀을 가동한다면 교육의 질도 높아지고 관리도 수월해질 것이다.

 

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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