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기지 방문하는 임종덕씨

프로급 촬영기술 지닌 1세대 드론 마니아
세종기지 30주년 민간인 체험 프로그램 참여

 


[고양신문] 고양시 드론 마니아 1세대로 소문난 임종덕(38세, 성사1동)씨가 민간인으로는 좀처럼 발을 딛기 힘든 남극 세종기지 방문 기회를 얻었다. 임종덕씨는 이달 9일 우리나라를 출발해 칠레 최남단 푼테아레나스를 거쳐 세종기지가 있는 남극 킹조지섬을 방문해 남극 체험단의 일상과 극지의 경이로운 자연 경관을 헬리캠에 담은 후 20일 귀국할 예정이다.

임씨의 남극 방문은 대한민국 극지연구소가 운영하는 세종기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추진하는 최초의 민간인 체험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세종기지 민간인 체험단은 UCC 공모를 통해 4명의 참가자를 선발했는데, 600여 명이 응모했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극지연구소 측은 민간인들의 특별한 방문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담기로 했는데, 동행 영상제작팀인 다큐플래닛의 일원으로 임씨가 합류하게 된 것. 4인으로 구성된 영상제작팀에서 임씨는 전문 기술을 살려 PD, 작가, 카메라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남극기지 촬영팀 합류 섭외가 들어왔을 때 가슴이 뛰었어요. 평생 한 번 찾아온 기회라는 생각에 만사 제쳐 두고 오케이 했죠. 7년 전부터 취미로 시작한 드론이 행운을 가져다 준 셈입니다.”
 

레이싱 드론에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한 임종덕씨의 드론 촬영장비 3종 세트. 드론과 조종기, 조종사용 고글로 구성됐다.


임씨가 드론을 손에 잡은 건 7년 전이지만, 비행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초등학교 3학년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생들에게 인기였던 고무동력기 날리기 대회에서 은평구 대표로 뽑혔던 경험이 그를 비행체 마니아의 길로 인도했다.

“고무동력기 다음에는 RC(무선조종)비행기에 빠졌지요. 예전 원당에 에덴과학이라는 가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엔진과 부품을 사다 직접 조립해서 비행기를 만들곤 했어요. 비행기는 통일로변의 넓은 공터에서 날렸구요.”

임종덕씨의 관심과 재능은 고무동력기와 RC비행기를 거쳐 드론을 만나며 꽃을 피웠다. 현재 그의 실력은 단순한 취미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프로와 어깨를 견준다. 일반적으로 공중촬영에 사용되는 드론은 자동조종장치에 의해 움직이는 드론이지만, 임씨는 첨단 스포츠인 레이싱 드론을 조정하며 보다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는 영상을 만들어낸다. 물론 지금과 같은 경지에 오르기까지는 오랜 연습과 노력이 필요했다. 최신 드론과 촬영장비에 대한 투자도 적잖았다.

“드론이 등장한 지 몇 년 안됐지만, 발전 속도가 눈부십니다. 이런 저런 정보를 모으며 새로운 장비와 기술을 익히는 쾌감이 드론만의 매력이기도 하구요.”
 

임종덕씨가 너른마당 뒤뜰에서 현란한 테크닉을 구사하며 레이싱 드론을 날리고 있다.


그의 솜씨는 이미 입소문이 나 여기저기서 함께 일을 하자는 요청이 쇄도한다. 최근에는 새로 제작되는 지상파 드라마의 판타지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임씨 마음속에서도 전문가의 길로 들어서고픈 욕망이 종종 고개를 들곤 한다. 하지만 임종덕씨에게는 지켜야 할 자리가 있다. 사실 임씨는 고양시를 대표하는 외식업소 중 하나인 너른마당의 오너 2세다. 현재 너른마당의 이사 직함을 갖고 부모님을 도우며 경영 수업을 받는 중이다.

“드론은 나만의 세계지만, 너른마당은 가족의 명예를 걸고 이어받아야 할 사업장입니다. 드론은 어디까지나 전문적 마니아의 위치로 만족해야지요.”

모든 비행의 기본이 균형이듯, 임종덕씨 역시 일과 취미의 균형을 잘 잡는다. 나무와 연못, 그리고 석조 조형물이 가득한 너른마당 뒤뜰은 임씨만의 멋진 레이싱 드론 연습장이 된다. 임씨는 일 년 중 가장 한가한 겨울에 세종기지 방문 기회가 찾아와 정말 다행이라고 말한다. 다른 계절이었으면 엄두도 못 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극의 하얀 설원과 거대한 빙하, 그리고 귀여운 펭귄의 모습을 멋진 사진으로 담아와 고양신문에 가장 먼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남극 세종기지의 감동적인 모습을 드론 영상으로 담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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