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바닥에 더러운 장난감

고양시에 있는 일부 대형 음식점의 어린이 놀이공간이 오히려 어린이 안전과 건강을 더 위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놀이시설 소유주는 안전관리와 위생점검을 자발적으로 시행하거나 전담 관리 직원을 배치하지 않아 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현재 놀이공간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설치한 업소나 매장에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피해자인 이용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지난달 화정동에 사는 주부 P씨는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24시간 운영하는 E감자탕을 찾았다. 어른들이 식사를 하는 도중 아이들은 식당내에 설치된 놀이시설에서 놀고 있었다.

얼마후 비명소리가 나서 P씨가 달려가 보니 막내아들이 놀이시설과 벽과의 틈새의 폭14㎝공간에 끼여 꼼짝도 못하며 비명을 질러 대고 있었다.

“깊이도 약 1미터 가량 되는 것 같은데 만약에 거꾸로 떨어졌으면 그나마 소리도 못 지르고 큰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늦은 시각이라 직원들 대부분 퇴근했고 자주 오던 단골집이라 그냥 조용히 넘기기로 했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역시 화정동의 I음식점을 가족과 함께 찾았던 행신동의 사업가 H씨는 놀이공간을 둘러보고는 황당했다.

“적어도 어린이들이 노는 공간이면 바닥에 고무 매트는 필수인데 홀과 같은 딱딱한 마루바닥이었으며 미끄럼틀 끝부분과 벽이 가까워 좀 세게 타고 내려오면 벽과 충돌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며 “장난감 블록을 보니 손때가 많이 묻어서 까맣게 때가 묻은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화정동의 외국계 햄버거 M사는 영업시간 동안 아르바이트생이 어린이 놀이시설만 전담하는 이가 따로 배치되어 있어 어린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볼 수있는데 위의 경우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음식점이 점차 대형화, 기업화하면서 가족단위의 손님을 유치하기 위하여 홀의 한 부분을 어린이 놀이공간으로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 되고 있다. 가족단위 고객들도 외식 장소로 놀이공간이 있는 곳을 우선 순위에 꼽을 정도로 선호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안전장치나 제도적 틀이 마련돼있지 않아 사고위험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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