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동 도시재생 간담회

인구 100만의 대도시로 성장한 고양시. 하지만 도시 곳곳은 불평등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곳곳을 휩쓴 개발열풍은 집을 투기의 대상으로 만들고, 개인과 동네의 ‘빈익빈 부익부’를 더 심화시켰다. 이제는 국가 주도의 일방적인 주택 정책으로 생긴 피해를 보완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문재인 정부가 분권과 도시재생을 핵심 정책으로 내걸면서 ‘자치와 동네’는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새로운 정책이 또 다른 파행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주민들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고양신문은 불균등 발전으로 고통받아온 동네들이 더 행복한 마을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방안을 주민들과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8개 마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동네간담회’를 진행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행주동과 원당5구역 간담회 내용을 기사로 정리했다.   

낙후된 행주동 지역의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원도심 지역활성화를 위한 동네주민 간담회’가 지난 11일 오전 10시 행주초등학교에서 열렸다. 8개 지역 중 첫 순서로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행주동 지역의 주요 현안과 정부의 도시재생 정책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주민들이 생각하는 행주동의 도시재생방안을 자유롭게 이야기해보는 순서로 진행됐다. 


간담회 진행을 맡은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올해 시범사업에 이어 내년부터는 매년 10조원을 투자하는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제는 주민들이 목소리를 모으고 동네활성화에 필요한 계획들을 직접 마련해 전달하면 행정에서 이를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때문에 주민들이 지역에 필요한 현안들을 직접 논의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행정에 요구하는 과정이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행주동 현안에 대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흥윤 행주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금 행주동은 행주산성역 유치문제, 마을 진입로 확장 등 여러 현안들이 있지만 시 행정에서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는 것 같다. 행주내외동을 합쳐서 130개 업체가 음식점을 하고 있지만 규제가 너무 심해 기반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장희진 전 주민자치위원장은 “행주동에는 행주산성, 100년 역사의 행주교회 등 훌륭한 역사문화재가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역사공원 활성화와 둘레길 조성, 공영주차장 및 기반시설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태 통장은 “이 지역은 자식을 낳아도 다 서울로 보내고 직장도 서울로 다니는 등 서울에 종속되어 있어 자활을 할 수가 없다”며 “동네 안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공동사업장 같은 무언가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역사자원이 많은 행주동을 제대로 홍보하는 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주민 최민식씨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행주산성이 고양시에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알더라도 문화재적 가치보다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곳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홍보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주민 심영길씨는 “행주산성은 몇 안되는 우리나라의 승전문화재로서 매우 훌륭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만큼 현장성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했으면 좋겠다. 한번 오고 마는 쇼윈도 관광이 아닌 진정한 역사체험을 할 수 있는 역사관광지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행주산성 인근 가게들에 총량을 지정해 원주민들도 남아있을 수 있는 상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영아 대표는 “상인과 주민, 상인과 상인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건강한 주민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이를 통해 직접지원뿐만 아니라 행주동 지역의 용도변경 혹은 지구단위 변경과 같은 더 큰 성과도 낼 수 있다. 주민들이 모여서 공공적 의미를 담은 계획을 낸다면 시에서도 충분히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주민 서은택씨 또한 “행주동의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서는 요구투쟁을 넘어 주민목소리를 담은 계획을 제시해야 할 것 같다”며 “이를 위해 자연부락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동체사업을 통해 주민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도시재생을 위한 기초작업으로 마련해보자”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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