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예산안조정 결과>

고양시의회가 15일 제4차 본희의를 열어 예산안조정 결과를 원안대로 의결했다.

전시성 축제 많다는 비판에도
예산 3배나 증액한 시 집행부
내년 선거 의식한 예산이란 지적
의회 “타부서 행사와 중복우려”


[고양신문] 고양시의회의 2018년도 예산안조정 결과 고양시 집행부가 당초 요구한 사업예산 중 총 40개 사업에서 약 34억7000만원이 삭감됐다. 고양시의회는 15일 ‘2018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결과를 보고하고 예산결산위원회가 심사한 원안대로 의결했다. 고양시가 내년 예산으로 요구한 예산 규모는 2조234억3800만원이다. 올해 고양시의회 예산안 심사는 당 차원의 큰 정쟁 없이 무난히 마무리됐다.
 

전시성 행사예산 증액 제동 걸어

삭감항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양시 3개 구가 요구한 ‘주민화합을 위한 행사운영비’다. 덕양구 9500만원, 일산동구 5500만원, 일산서구 4500만원으로 합치면 1억9500만원인데 이 금액은 고양시 39개 동에 500만원씩 뿌려질 돈이었다. 시의회는 이 예산을 전액 삭감시켰다. 금액이 크지 않지만 이 사업을 눈여겨 봐야할 이유는 시 집행부가 각 동의 축제 예산을 올해 5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3배나 증가시키려했기 때문이다.

시가 기존(2017년 기준)에 편성한 동 축제 예산 규모는 동별로 500만원이었다. 그런데 시 담당 부서는 2018년 예산안에 해당 사업비를 2배 증액시켜 동별로 1000만원의 축제비를 사용하도록 편성했다. 거기에 더해 시가 아닌 구 담당부서를 통해 각 동별로 500만원의 축제 사업비를 추가로 편성한 것. 사실상 동별로 500만원씩 지원되던 축제비를 한꺼번에 3배 증액시켜 편성했기 때문에 시의회는 제동을 걸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김경태 시의원(예결위원장)은 “고양시는 이미 동별로 행사가 많다는 의견과,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으니 행사를 자제했으면 한다는 시의원들의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마을 행사가 타 부서의 행사와 중복되는 경향도 있어 전액 삭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의회는 시 주민자치과가 올린 각 동별 1000만원의 예산은 그대로 통과시키는 대신 구에서 올린 1억9500만원(동별 500만원)은 삭감하는 선에서 해당사업의 예산조정을 마무리했다.

문화재단 14억 삭감, 145억으로 조정

시 출연금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양문화재단은 삭감 폭도 매년 컸다. 시는 올해 고양문화재단에 159억원의 출연금을 편성했지만, 시의회는 이중 14억원을 삭감시켰다. 최종 조정액은 약 145억원이다.

14억원이 삭감됐지만 고양문화재단은 불만을 표하기 보다는 만족하는 눈치다. 예년 예산에 비해 많이 증액된 금액이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불거진 ‘막말파문’과 이에 따른 중징계 등 내홍으로 시끄러웠던 문화재단은 그동안 시의회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며 매년 예산조정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여왔다. 문화재단에 따르면 추경을 포함한 문화재단 예산(출연금)은 2015년 90억원, 2016년 108억원, 2017년 109억원이었다. 그런데 올해 159억원을 시가 요청했고, 145억원 선에서 조정됐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출연금이 크게 증가한 셈이다.

예산을 증액해 편성한 이유에 대해 문화재단 관계자는 “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 시설에 대한 개보수작업과 무대기기 교체비 등으로 11억원 정도가 필요하고, 공연·전시 등의 파트별 사업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10억원 정도의 예산을 증액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단은 시 출연금 외에도 매년 40억원 정도의 자체 사업수익금을 합쳐서 전체 예산을 운영하고 있다. 

고양이(모바일) 콜택시 백지화

추가로 삭감된 예산은 ‘모바일 콜택시 유지보수 비용’과 ‘홍보비’다. 일명 ‘고양이택시’로 불리던 콜택시 사업은 운영비와 홍보비가 전액 삭감되면서 사실상 사업이 백지화됐다고 볼 수 있다. 지자체가 최초로 개발한 콜택시인 ‘고양이택시’는 사업 초기 꽤 인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카카오택시의 강세로 이용하는 시민이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업 담당자인 시 관계자는 “최근 2년 간 홍보비 없이 어렵게 운영하다가 이번에 홍보비를 편성해 사업을 활성화시켜보려 했는데 아쉽다”며 “그동안 선전했지만 지자체가 대기업과 경쟁해 콜택시 사업에서 살아남기는 현실의 벽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도시재생 대학생아이디어 공모사업’은 최근에 시행된 고양도시관리공사 공모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위안부 피해자 실태조사’ 사업은 굳이 지자체가 나서서 할 사업이 아닌 국가주도 사업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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