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건강칼럼

[고양신문] 겨울은 기온이 떨어지고 대기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평소 관절이나 기관지가 좋지 않은 사람, 특히 노인의 경우에는 특별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면역력과 신체능력이 떨어져 감염질환이나 호흡기질환에 취약하고, 추위로 움츠러든 몸이 자칫 미끄러운 눈과 빙판길을 만나 넘어 지기라도 하면 골절로 인해 큰 부상까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양윤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첫 번째 대표질환, ‘심장병과 뇌졸중’ 
겨울철에는 사망률이 높아진다.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 결과를 보면 겨울에 심근경색 사망이 10%, 뇌졸중 사망이 20% 증가한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을 심뇌혈관 질환이라고 하는데, 주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담배, 비만 등이 원인이다. 겨울철에 이런 심뇌혈관질환 사망이 늘어나는 이유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혈액을 응고시키는 물질이 증가하고,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며, 비타민D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활동량이 줄어들고,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음주가 늘어나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더 많이 먹는 경향이 있는 것도 겨울철 심뇌혈관질환 사망 증가의 원인이라고 판단된다.

Q. 겨울철 심뇌혈관질환 발작을 예방하려면?
A.
 추운 날씨에는 외출을 삼가고 따뜻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실내온도는 적어도 18도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특히 잠을 잘 때는 난방이나 전기담요 등을 이용해 체온이 낮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을 할 때는 체온 발산이 주로 목이나 머리에서 발생함으로 모자, 목도리, 장갑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 등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는 노인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꾸준히 만성질환을 관리해야 하고, 적절히 운동하고, 식사조절을 해야 하며,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날은 동맥경화 자극이 되므로 운동과 식사조절로 조절이 안 되면 약을 먹어서라도 조절해야 한다.

-두 번째 대표 질환, ‘낙상사고’
노인이 겨울에 주의해야 할 또 다른 질병은 낙상이다. 나이가 들면 골다공증에 잘 걸리고, 시력 균형감각, 유연성 근력 등이 나빠지기 때문에 잘 넘어지게 되고, 골다공증으로 인해 쉽게 골절상에 걸린다. 팔목 골절상은 활동에 큰 지장이 없지만, 허리나 히프 관절 부위 뼈가 부러지며 움직이기 힘들게 되어 여러 합병증이 잘 생기고, 심지어 사망률도 높아진다.
대퇴부, 즉 엉덩이 골절 노인 5명 중 1명이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누워 지내면 면역력, 근력, 심폐지구력 등이 낮아져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폐렴에 쉽게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폐렴은 면역력이 좋은 젊은 사람에게는 조금 성가신 질병 정도이지만 노인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이다. 암이나 만성질환자의 직접 사망 원인 대다수가 폐렴일 정도로 폐렴은 주요 치명적 질병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 누구나 폐렴을 조심해야 한다. 또한 낙상 골절로 누워있으면 욕창도 잘 생긴다. 욕창이 생기지 않으려면 자주 위치를 바꿔줘야 한다. 골절상을 입고, 움직임이 줄어들면 근력 심폐 기능 등이 저하되고, 점차 일상 활동이 힘들고 귀찮게 될 수 있다. 심리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줘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빠져 더욱 활동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골절상을 입은 경우에는 가급적 일찍 거동을 시작하는 재활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주위 가족이나 친지들이 낙상 노인을 격려하고 같이 활동해주는 등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Q. 낙상으로 인한 부상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A.
 낙상으로 인한 부상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우선 넘어지지 않아야 한다. 미끄러운 지역, 특히 응달이 진 곳은 피해야 한다. 신발은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것이 좋다. 낙상 대부분은 의외로 집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욕실이나 화장실 물기를 조심해야 한다.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면 도움이 된다. 실내는 어둡지 않게 조명을 밝혀야 하고 바닥에는 걸려서 넘어질 수 있는 물건이 없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넘어지는 경우에 버틸 수 있으면 덜 다친다. 즉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균형감각 등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단련이 된다. 걷기나 게단 오르내리기 등 전신 운동을 하면 자연히 좋아진다. 물론 근력이나 균형 감각이 많이 약한 분, 낙상이나 발목 부상이 있었던 분들은 좀 더 적극적인 재활 훈련을 받는 것이 좋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한 발로 서서 기마자세 정도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운동이다. 넘어지지 않도록 의자나 책상 등에 손을 가볍게 짚은 상태에서 운동하면 좋다. 넘어지더라도 골절상에 걸리지 않으려면 골다공증을 관리해야 한다. 검사 결과 약을 먹을 정도로 심하면 약물 복용을 해야 한다. 
평소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우유,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을 많이 먹고, 멸치와 같은 잔 뼈 생선을 즐겨 먹는 것이 좋다. 하루 15분 이상 햇볕을 쬐어서 비타민D 생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세 번째 대표 질환, ‘호흡기 질환’ 
겨울에는 감기, 독감,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증가한다. 폐나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 바이러스 등이 창궐하는데, 온도와 습도가 이들이 살기 좋은 환경인데다 건조하고 찬 공기와 코와 기관지 점막의 방어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노인은 각종 병원체에 면역력이 약하고, 기관지 섬모 기능이 저하되어 나쁜 물질을 배출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고, 회복하기 힘들어 악화되기 쉽다. 또 노인은 감염질환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여겨지더라도 평소보다 신체 기능이 떨어진 어르신이 계시면 혹시 심한 질병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즉, 일어나기 힘들어 하고, 움직이지 않으려 하고, 세수나 옷 입기 귀찮아하고, 식사도 잘 못하고 말수가 줄어드는 등 기능 저하가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Q.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A.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우선 금연이 필수이다. 정부에서 금연 약물비용을 보전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 제도를 이용하여 금연하면 좋다. 어르신 중 어떤 분은 나이가 70세 인데 이제 와서 금연한들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다. 물론 금연을 가급적 어릴 때 시행해야 효과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나이가 많아도 금연을 하면 이점이 생긴다.
금연 8년 후에는 뇌졸중, 심장병 사망이 42%, 57% 감소하고 10년 후에는 암이 47% 줄어드는데, 특히 폐암은 79% 감소한다. 금연한지 한 달만 지나도 기침, 호흡곤란, 감염 위험이 줄어들고 기관지 기능이 좋아진다. 따라서 아무리 나이가 있어도 금연은 해야 한다. 
한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실내 분수, 어항, 젖은 빨래나 수건을 이용하면 좋다.

이외에 겨울철에는 체온 유지에 신경 써야 하고 유리창, 창문, 문틈 등에 방한 처리를 시행하며 외출 시 모자, 목도리, 마스크 등을 착용한다. 그리고 젖은 빨래나 수건, 실내 분수, 어항을 이용해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하루 8~10잔의 물로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고 술, 카페인 음료는 탈수를 일으키므로 줄인다. 또한 손을 자주 씻어 전염 질환을 예방한다. 마지막으로 만성질환자들은 철저한 약물 복용, 적절한 운동과 식사조절, 금연을 실천한다.

[도움글] 양윤준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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