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고양세계꽃박람회가 한창이다. 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호수공원은 관람인파와 호수를 배경으로 꾸며진 각종 꽃전시로 이번 행사의 주제인 ‘꽃과 인간의 환희’가 넘치는 듯하다. 고양시민이라면 한번쯤 가보아야 할 것 같은 축제의 들뜬 마음도 있을 것이다. 외지의 친지로부터 입장권 예약부탁도 받고, 관광 안내와 숙박 편의 제공 등으로 때아닌 손님치레도 해야 할 것이다. 이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꽃박람회는 고양시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예년과 다르게 교통혼잡, 주차난 등 극심한 혼란을 줄여 행사진행의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호우에도 무난히 대처할 수 있는 위기 대처 능력도 보여 주었다. 무엇보다도 꽃전시에 그치지 않고 각종 관련 문화행사와 이벤트가 어루러져 한층 업그레이드된 행사가 되었다는 평이다. 꽃을 주제로 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 확대는 보는 축제에서 참가하는 축제로의 변모를 보여주었다. 박람회가 수지를 맞출 수 있을 것인가하는 적자 컴플랙스도 극복한 것 같고, 시장기능으로서의 산업박람회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의 근원적 질문은 묻힌 채 하나의 꽃축제 한마당으로 받아드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만의 소리도 여전하고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여론조사에서 ‘다녀왔는데 볼 것이 별로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로 나타나고 있다. 볼 것에 비해 입장료가 비싸다는 것이다. 행사기간에 개화시기를 맞추다 보니 화려한 외래 초화류 일색의 식재와 장식으로 다양한 화훼 전시가 미흡했다. 장미원의 경우처럼 매년 식재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월동을 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여 있는 그대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행사 기간뿐만 아니라 항상 시민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면 행사 원가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도 크고 화려한 것보다도 눈에 잘 뛰지 않지만 우리 고유의 꽃과 초물에 눈길을 줄 때 이러한 화단 전시가 가능할 것이다. 선인장 전시실처럼 사시사철 관람할 수 있는 식물원을 세워 준비된 꽃전시의 명소로 만드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공휴일의 경우 수용능력을 넘어 발끝에 채여 밀려다녀야 할 정도여서 제대로 관람할 수 없었다고 한다. 관람 동선을 짧게 잡은 만큼 혼잡도를 높였다는 지적이다. 휴일 입장권을 제한하던가 예약제도를 도입해서 관람객을 전체 행사기간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음식 매점의 위생 상태 불량과 바가지 상혼도 있다고 한다. 박람회는 수익사업 이전에 하나의 문화 축제요 공익성이 요구되는 행사이다. 수익 마인드에 집착하여 무리한 업체 계약 등이 이 같은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수익성도 담보해야 하지만 손해도 감수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때 보다 질 높은 문화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박람회로서 화훼농가의 정보 교류와 이익의 창출도 놓칠 수 없지만, 사실상 꽃축제로 비중이 옮겨 자리잡아 가고 있는 만큼 관람위주에서 보다 시민이 흔쾌히 참여하는 문화축제로 승화 발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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