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윤의 하류인문학>

 
 
김경윤 인문학 작가

[고양신문] 2018년은 대한민국에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이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지방선거일은 6월 13일(수)이다. 원래는 첫 번째 수요일에 치러져야 하는데 첫째 수요일이 6월 6일 현충일이어서 그 다음주로 미뤄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촛불혁명 이후 첫 번째로 치러지는 것이어서 적폐청산의 주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적폐의 뿌리는 깊어, 머리 몇 명 날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 뿌리를 제거해야 한다.

아울러 이후에 있을 총선과 대선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도 이번 선거는 중요하다. 정치가들이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 자신의 세력을 재편하는 데 기준점이 되는 선거가 이번 지방선거이다. 6월 지방선거이야기를 새해 벽두부터 꺼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선거일 전 120일인 2월 13일부터 시·도지사 및 교육감 예비후보자가 등록신청하고, 선거기간 개시일 전 90일인 3월 2일부터 시·도의원, 구·시의원 및 장의 예비후보자가 등록 신청한다. 이를 위해 벌써부터 이합집산과 물밑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선거에 나오는 정치가들이야 자기 일정을 맞추면 되는 것이고, 선거의 주인인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기다렸다 뽑으면 되는 것인가? 선거의 수동자로 전락하는 일이 이번 선거부터는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 선거에 나오는 후보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선거에 참여하는 국민을 위해서 2018년도가 국민이 주인이 되는 선거가 이룩되는 해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모든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에게 투표권을 주자. 원칙적으로야 연령제한 그 자체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현 만 19세 이상이 투표하는 것은 유효득표로 인정하고, 그 이하가 투표하는 것은 참여득표로 계산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할 것 없이 투표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염원도 확인해보는 것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선거일 전에 사전투표로 진행해도 좋겠다. 해당 교육기관의 선생님들은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면 된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투표의 중요성을 알리고, 직접 실천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면, 선거 후 항상 제기되는 젊은 층의 저조한 투표참여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학교 교육의 목표가 삶의 주인공이 되고, 민주시민이 되는 것이라면, 투표야말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더 없는 도구이다.

19세 이상의 투표결과야 투표가 끝나면 선관위를 통해서 발표가 되지만, 이 이하의 민심은 결코 확인된 바가 없다. 그 보이지 않는 민심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적어도 미래의 주인공에게 이 정도 대접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하여 선거기간에 성인만 축제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어린 아이, 청소년 모두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축제기간을 만들어보자.

그러면 무엇이 바뀌는가? 후보자들의 태도가 바뀔 것이다. 자신의 손자나 자식뻘에게 심판을 받을 수 있다면, 당리당략에만 눈멀었던 후보자들도 조금은 반성적 태도로 선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를 위해 미래를 갉아먹는 눈먼 공약 따위는 내세우지 않을지도 모른다. 연설이 쉬워지고 공약이 친절해질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약집이나 홍보영상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어디인가? 그래서다. 모든 국민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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