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 빛 시 론>

김종일 동화작가·소설가

[고양신문]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지나고 2018년 새해 무술년(戊戌年)을 맞이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 맞이하는 새해는 설레는 마음으로 희망차게 맞이하는 법이다. 그러나 지난해에 엄청난 사건들이 우리나라를 휩쓸어 그 여파가 아직도 정리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새로운 해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유증이 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어서 하루속히 후유증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 보는 것은 필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2018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무술년이다. ‘무(戊)’는 음양에서 흙에 속하는데 흙색은 황토색이라 해서 누런색, 즉 황금색이다. 그리하여 2018년 새해는 황금 개띠 해라고 한다.

‘개’라는 말은 개가 짖는 소리에서 비롯됐는데 크기에 따라 견(犬 )은 큰 개를, 구(狗)는 작은 개를 가리킨다.

목축이 시작된 신석기 시대에 사람들은 늑대를 잡아 키우면서 개는 문지기 구실을 하고 사냥에 따라다녔다. 사람과 개가 오랫동안 서로 기대어 살아온 것은 개의 성질과 관련이 있다. 개는 떼를 지어 살았으며 무리의 지도자에게 충성하고 명령에 잘 따랐다. 주인을 지키는 개의 충성심은 ‘지킴’의 상징이 됐다. 개는 재물이나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나쁜 기운이나 질병으로부터 사람을 지켜주는 존재로서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신라시대의 뿔잔 중에는 개 모양을 장식한 뿔잔이 있는데, 이는 사람을 지켜주는 개를 신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털이 긴 개를 귀신을 쫓고 행운을 주는 개라 하여 돈으로 사고팔지 않고 선물로만 주고받는다고 한다.

조선시대 민화 속에서 개는 나무 근처에서 늘어진 자세 또는 누워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나무 ‘수’자와 지킬 ‘수’자는 발음이 같은데, 개 ‘술(戌)’자도 ‘수’와 소리가 비슷하다. 조상들은 나무와 개를 함께 그림으로써 불행한 일로부터 ‘지킴’을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무술년에는 다양한 사건이 있었다. 고구려 부활을 꿈꾼 발해가 698년 무술년에 건국되었다. 1598년 무술년은 임진왜란이 끝나 나라의 근심이 사라진 해였다. 이처럼 개띠 해인 무술년에는 새로운 기운으로 나라의 건국과 근심이 사라지기도 하였으므로, 2018년 무술년 역시 나라의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고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또한 새해에는 북한이 획기적으로 변화했으면 한다. 김정은 체제가 무너지고 자유와 평화,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북한 주민들이 헐벗고 굶주리지 않고 사람답게 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보는 것이다. 그동안 전 세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해오던 것을 중단하고 평화의 반열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남과 북이 대치하며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이 아니라 상호 관계증진으로 교류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남과 북이 경제교류와 문화교류를 통해 서로 상생하는 관계가 된다면 이것처럼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국내적으로도 경제가 활성화 되어 젊은이들이 취업 걱정에서 해방되고 자기의 전공과 적성에 맞는 기업에 취업하기를 바란다. 취업을 못해 전전긍긍하며 절망에 빠진 젊은이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안타까운 심정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올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자치단체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자치를 하기에는 역부족인 것만은 사실이다. 중앙정부에 대한 경제 의존을 줄이고 자치단체 스스로 경제 자립을 해야 할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중앙정부에 경제 의존을 하지 않도록 지자체의 경제 기반을 수립해야 한다. 이에 따라 그에 걸맞은 유능하고 청렴한 단체장과 의회 의원을 선출해야 한다.

그동안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원의 자질 문제로 홍역을 치른 지자체도 여러 곳 있었다. 개인 비리를 넘어 도덕성 문제와 업자와의 결탁에 의한 비리, 인사 청탁, 친인척 비리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부정과 비리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6월 지방 선거에서는 당을 보지 말고 사람 됨됨이를 보고 선거를 하여야 할 것이다.

2018년 무술년, 충성스럽고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개의 기운을 받아 하는 일에 충실하고 나라 안팎의 고민이 사라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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