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1동 산업단지 도시재생 간담회

[고양신문] “고양시에 십수 년을 이야기했지만 바뀐 게 없어요. 고양시 기업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인데 시에서는 도로 하나 제대로 마련해주지도 않고 매번 새로운 산업단지 이야기만 하는 게 답답하고 서운한 마음이 크죠”.


고양신문이 주최하는 ‘우리동네 무엇이 문제일까’ 간담회 6번째 순서로 장항1동 인쇄산업지역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일산신도시 뒤편에 자리한 이곳은 인쇄·유통 등 소규모공장과 창고들이 밀집돼 있는 지역으로 고양시에 몇 안 되는 생산시설 집적단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기반시설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이곳 기업인들의 불만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홍사용 장항동 기업인협의회장은 “진입도로 확장과 단지내 간선도로 확충, 대중교통 노선 마련, 공용주차장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십수 년째 계속된 건의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것이 없다”며 “계획관리지역인 이곳을 원래 시가 약속했던 성장관리지역으로 변경해 건폐율과 용적률을 상향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도로, 대중교통, 주차장 등 시급한 기반시설 문제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이 지역에 대한 도시계획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문중 평화유통 대표 또한 “테크노밸리 같은 새로운 산업단지 조성계획은 발표하면서 정작 고양시 기업인들이 모여 있는 이곳을 방치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일산 초입에 위치한 이곳을 좀 더 체계적으로 조성해 도시의 자랑거리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중범 ㈜근대문화인쇄 대표는 “도로포장이 잘 안된 탓에 화물차들의 바퀴가 고장나는 사고도 빈번한데다가 공장 때문에 천막을 치던 것을 불법이라고 전부 철거하고 강제이행금을 물렸다”며 시 규제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처럼 장항1동 기업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십수 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시는 여전히 이 지역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과 토지주, 세입자, 기업인 등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서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성급하게 규제를 풀었을 경우 난개발 등의 문제도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이 지역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합의를 모아낸 공공성 있는 개발방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는 “과거 비슷한 상황이었던 덕이, 식사지구는 대규모 개발방식을 통해 해결했지만 장항동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이곳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의견을 모아내면 도시재생과 같은 방식으로 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하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전까지는 시에 일방적으로 요구만 했지만 이제는 기업인들이 협동조합 등의 방식으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모아낸 다음 직접 단지조성의 밑그림을 마련하고 시의 정책적 지원을 제안할 수 있지 않겠냐는 제안이다. 

“토지주나 기업인, 세입자의 입장이 너무 달라서 그런 큰 프로젝트에 동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일부 우려도 제기됐지만 “이참에 각자의 요구들을 모아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긍정적인 입장들도 나타났다. 고문중 대표는 “기업인협의회 차원에서 한번 논의해 볼 사안”이라고 했으며, 홍사용 장기협 회장은 “이참에 시정연구원이나 도시계획과와 함께 자리를 마련해 조성계획에 대한 부분을 조율해보는 시간을 마련해봤으면 좋겠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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