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고 사회참여동아리, 배지 온오프라인 판매

‘개나리 소녀 배지’ 제작, 판매
수익금 200만원 모아 나눔의 집 전달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평화의 염원을 전하기 위한 '개나리 소녀 배지'를 제작한 일산동고 최민선양(사진 왼쪽)과 윤솔비양.

[고양신문] 일산동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이 아이디어와 재능을 모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문제를 제고하기 위한 배지를 직접 만들고 판매한 수익금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전달해 잔잔한 감동을 만들고 있다. 주인공은 일산동고 사회참여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최민선(2학년)양과 미술동아리 그리마에서 활동하는 윤솔비(2학년)양.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배지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1800여 개 판매해 마련한 수익금 200만원을 지난해 연말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나눔의 집에 기부했다. 홍보와 판매 활동에는 같은 사회참여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이한별양과 김민서양도 힘을 보탰다.

최민선양과 윤솔비양이 배지 캠페인을 펼치기로 뜻을 모은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최양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다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문제를 가까운 주변에서부터 다시 일깨워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양 역시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돌아가시는데, 현실에서는 일본과 동의할 수 없는 합의가 진행된 모습이 답답해서 뭐라도 해 보자고 시작한 일”이라고 동기를 밝혔다.
 


함께 디자인한 배지는 단아하고 예쁘다. 흰 저고리를 입은 소녀의 단발머리는 일본군에 의해 고향, 가족, 친구들과 인연이 끊어질 수밖에 없었던 소녀들을 상징하고, 아래를 받치고 있는 네 개의 노란 개나리꽃은 고통과 평화가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과 기대를 담았다.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얼굴표정이었다. 슬픈 얼굴, 웃는 얼굴, 무표정 모두 디자인해봤지만, 어느 것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조심스러워 결국에는 이목구비를 안 넣기로 결정했다. 덕분에 보는 이들에게 많은 상상의 여지를 열어 준다.

배지가 만들어지자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학교에 정식으로 허락을 받아 1차 제작한 배지 100개를 주변 친구들에게 팔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뜨거워 곧 매진됐다.
“친구들이 예쁘다고 칭찬하며 한두 개씩 사 줘 너무 기뻤어요. 선생님들도 많이 응원해 주셨구요.”

예상을 뛰어넘는 관심에 용기를 얻은 회원들은 배지를 추가 제작하고, 판매 방식도 온라인으로 확장시켰다. ‘위안부에게 희망을, 위안부 개나리 소녀 뱃지’라는 문패를 걸고 지난해 9월부터 2개월 동안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에서도 목표액을 두 배 이상 초과하는 금액을 모을 수 있었다. 또한 트위터와 스타일쉐어 어플 등 각자 활동하는 다양한 SNS 창구를 총 동원해 보다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했다.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최민선양은 큰 보람을 경험했다. “우리가 만든 배지를 과연 누가 사 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마음이 뿌듯했어요. 또래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디자이너를 꿈꾼다는 윤솔비양 역시 이번 캠페인을 통해 든든한 경험을 얻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자 할 때 나의 생각을 보다 자신감 있게 펼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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