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소해금 연주자

2006년 북한에서 내려온 음악인
국내에서 보기 드문 소해금 연주자 

 

3일 만난 박성진 소해금 연주자

 
[고양신문] 박성진 소해금 연주자는 지난해 10월 고양상공회의소 여성CEO 기업인회에서 진행한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을 위한 공연 ‘하나의 소리’에서 소해금 독주를 했다. 
그는 2006년 북한에서 내려 온 탈북민으로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소해금 연주자다. 북한 예술대학에서 소해금을 전공한 박성진 연구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어떻게 활동을 시작했나. 

운이 좋았다. 장윤정이라는 가수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잘 풀렸다. TV 드라마 ‘동이’ 등 다양한 사극의 OST 작업도 했디. 요즘은 독도부터 백령도까지 전국으로, 나아가 해외까지 연주를 다닌다.

소해금은 어떤 악기인가

북한에서는 1960년 경 김일성의 명령에 의해 전통 악기를 대대적으로 개량했다. 2줄이었던 소해금도 4줄로 늘었다. 재질도 명주실이었던 것을 쇠줄로 바꿨다. 덕분에 다소 탁하던 음색이 명징하고 음폭도 매우 다양해졌다. 해금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소리와 바이올린이 가진 현대적인 소리를 동시에 가지게 된 셈이다.
 

소해금을 연주중인 박성진 연주자 (사진=박성진)


북한에서도 소수의 전문가만 연주하는 악기라고 들었다.

현재 국내에선 박물관에 있는 것 빼고는 내가 북한에서 가지고 온 것 하나밖에 없다. 소해금을 만드는 데 1대당 1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그러니 후학을 가르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요즘은 국악기와 서양악기를 결합한 퓨전음악이 많이 나온다. 국악이 어려운 문외한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남한은 국악기에 관한 한 보수적인 견해가 많은데, 옛 것을 고수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고집하다보면 요즘 사람들에게 멀어질 수 있다. 입맛과 귀맛에 맞게 조금씩 개량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50여 명 정도의 국악관현악단과 협연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국악기들은 양악기처럼 화음이 뚜렷하지가 않고 튜닝이 잘 안된 것처럼 음색이 불안하다. 악기는 포지션에 따라 자신만의 색깔을 담당하고 있어 그것을 찾아 연주를 해야 하는데, 소리를 제대로 못내는 악기들도 있어서 아쉽다.

소해금 연주 앨범도 냈는데.

서양 명곡 30곡을 편곡한 것을 연주하고 다른 반주자들과 녹음했다. 4명이 반주를 하고 녹음날짜를 잡고 연습하는데 일정이 잘 안 맞아 애를 먹었다. 다행히 판매가 잘 돼 다시 녹음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두 번째로 할 땐 좀 더 잘 하고 싶다.
‘해이락’이라는 온라인 디지털 음반도 냈다. 남한의 해금과 북한의 소해금이 만나 ‘두 개의 해금이 세상을 즐겁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새해 계획이나 이루고 싶은 것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나 자신이 가진 것도 없고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1년에 200번 넘게 지방을 다니며 공연을 하다 보니 소외된 분들, 나보다 외로운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그분들을 위한 힐링 음악을 만들고 싶고, 기회가 되면 자선공연도 하고 싶다.
매년 연초에는 주로 해외 연주 공연을 간다. 올해도 외교부의 국가 행사 일정으로 이달 20일 스위스에 갈 예정이다. 북에서 함께 내려온 누나가 고양시 일산에 살고 있어 일산이 각별하다. 그런 연유로 일산에도 자주 오고 활동도 많이 하려고 한다. 

소해금을 연주중인 박성진 연주자 (사진=박성진)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