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코리아 생태모니터링 발표회



[고양신문] “고양시에 재두루미는 몇 마리나 찾아올까요? 두꺼비는 언제쯤 산란을 시작할까요?”
고양시 곳곳의 생물종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후나 환경 변화에 따라 생물종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늘 오던 것이 올해도 찾아오는지, 이 모든 기록은 고양시 환경생태의 역사다. 생명의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을 환경단체들이 묵묵히 해오고 있다.

㈔에코코리아는 고양시 주요 지점에서 생태모니터링한 결과를 공유하는 보고회를 지난 12일 덕양구청 소회의실에서 가졌다. 이은정 사무처장은 “우리 회원들이 성실히 모니터링한 것을 공유하고, 앞으로 시민모니터링의 나아갈 길을 찾고자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발표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장항습지, 영주산습지, 영글이산, 공릉천, 배다골두꺼비 모니터링과 k-bon(국민참여 한국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 모니터링 결과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보고회에는 ㈔에코코리아의 이은주 이사장(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유영한 이사(공주대 생물학과 교수)와 박찬호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기획과 연구관, 한동욱 한국생태학회 대외협력위원장이 자리를 함께 해 시민모니터링에 참여한 회원들을 격려하고 모니터링 결과에 대한 조언과 자문을 아끼지 않았다. 고양시 환경보호과, 생태하천과에서도 참석했다.

장항습지 발표를 맡은 백원희씨는 “에코코리아에서는 2003년부터 장항습지를 모니터링 해왔고 지난해 31과 71종의 조류를 관찰했으며 개리, 노랑부리저어새, 새호리기, 재두루미, 큰기러기, 흑두루미, 흰꼬리수리 등 여러 종의 멸종위기종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6월 조사에서 큰기러기 4마리를 발견했는데 번식지로 이동하지 못한 개체가 남아있는 것은 장항습지가 겨울철새의 중간 기착지로서 이동하는 새들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한강하구 장항습지는 생물의 다양성을 가진 곳으로서 앞으로도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동욱 위원장은 “큰기러기가 6월에 발견된 것은 이동하지 않고 여름을 나는 개체군일 수도 있다”며 “철원을 포함한 한강 유역에 텃새화된 개체가 발견되고 있다”고 전문가적 의견을 덧붙였다.
 

장항습지를 찾아온 재두루미. <사진제공=에코코리아>


공릉천 발표는 김은정씨가 맡았다. 공릉천 중상류 상수원 보호구역을 19회 조사해 총 177과 318종의 생물종을 기록했다. 멸종위기야생생물1급 수달, 멸종위기야생생물2급 수리부엉이, 흰목물떼새, 삵의 서식을 확인했다. 한국고유종인 각시붕어, 긴몰개, 참종개, 얼록동사리같은 어류도 다수 확인했으며 특히 한국에서 보기 힘든 부채꼬리바위딱새를 발견하기도 했다.

김씨는 “17종의 어류 대부분이 상류의 맑은 물에 서식하는 수생태의 지표종으로 자연복원이 진행되면서 차츰 사라진 종들이 돌아오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수달이 살아갈 수 있는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찰지역은 상수원보호지역의 역할이 사라졌으므로 흉물스러운 보와 어도를 없애고 생물다양성이 높은 자연하천으로 경관이 뛰어난 옛 모습을 되찾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7월 불법매립으로 훼손되었던 영주산습지는 10월경 원상 복구됐는데 에코코리아에서는 7월부터 원상 복구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다. 영주산은 자연용출대가 형성된 산지 하부습지로서 멸종위기야생생물2급 맹꽁이 번식지로 훼손이 큰 문제가 되었다. 작은 면적이지만 총141과 305종이 발견되었고, 멸종위기야생생물인 맹꽁이, 무산쇠족제비, 삵, 새호리기, 수리부엉이가 확인됐다. 영주산습지는 북한산과 한강하구를 잇는 고양시의 중요한 생태축이며 고양시에 얼마 남지 않은 산지 하부습지로서 보존이 필요하므로 생태공원화할 것을 제안했다.
 

영주산습지 맹꽁이. <사진제공=에코코리아>


그밖에 k-bon 모니터링으로 기후변화생물지표종인 맹꽁이(첫 산란시기) 외 15종의 분포 확인결과와 생태계교란종을 포함한 외래종의 분포현황을 발표했다. 2012년부터 맹꽁이의 첫 산란 일이 점차 앞당겨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은 봄철 기온과 강수량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사동 주민들이 많이 찾는 영글이산 모니터링에서는 10회 조사활동을 통해 영글이산 깃대종으로 상수리나무, 검정혹가슴소똥풍뎅이, 오색딱다구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마을숲의 전형적인 형태로 산입구에는 소나무숲, 산 안쪽에는 참나무숲을 형성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참나무가 우점종하는 방향으로 천이가 진행 중이다.

2012년부터 배다골테마파크 주변 연꽃재배지에서 두꺼비모니터링을 해온 이은정 사무처장은 해마다 수온과 날씨에 따른 산란시기를 기록해왔다. 봄철 가뭄으로 산란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이동구간에서 로드킬 당하는 개체수가 많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은주 이사장은 “2018년에도 고양시 곳곳의 중요 생태지점에서 시민과학자들은 고양시 생태를 기록하고 관찰할 것이다. 또 한 장의 역사가 그렇게 시민의 손에서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글이산에서 발견된 오색딱따구리. <사진제공=에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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