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시대 앞둔 역사적 지방선거
“100인 평가위원 구성해 평가하자”
중앙 답습하는 지방선거 마감할 때
지역전문가 선출되는 선거 됐으면


[고양신문] 지방분권 시대를 앞두고 올해 6월 13일 치러질 지방선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앙정부의 일부 권한이 지방정부에 이양되면 그 수장인 시장의 권한이 커진다는 것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뒤섞여 있다.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선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의 권력을 시민에게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 정치인이 요구된다. 강화된 권력을 남용하지 않고 시민의 요구에 의해 시정을 펼칠 수 있는, ‘분권시대’에 걸맞는 정치인이 필요한 때다.

이에 고양지역 시민단체와 시민 개개인들이 모여 지방선거 후보자에 대한 평가를 정당공천 전에 면밀히 해보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고양지역에선 지난 2010년과 2014년에 무지개연대를 통해 정책제안과 후보단일화를 이뤘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도 있다.

지난 15일 열린 고양포럼 신년 토론회는 지역사회의 이런 여론들을 수렴하는 첫 번째 모임이었다. ‘지방선거 후보자, 시민이 평가하자’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30~40개의 시민단체 회원들과 일반시민 등 13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고양신문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 이영아 고양신문 발행인은 “분권시대를 앞두고 있는 역사적 순간에 고양시민사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 매우 중요해졌다”며 “정당에서 후보를 선정(공천)하기 전에 시민사회가 원하는 후보, 분권시대에 적합한 후보를 정당에 알리고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권명애 고양시민회 공동대표는 “민의를 대변할 일꾼, 시민에게 권한을 내어줄 일꾼이 필요하다”며 “공천 전에 자질 있는 후보를 내놓으라는 요구가 필요하다”며 이 발행인의 의견에 동의했다. 김도환 고양YMCA 사무총장은 “지방분권의 시작은 시민이어야 한다”며 “정당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아닌, 마을의 요구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마을전문가가 선출되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해보자는 시민사회의 첫 모임이기 때문에 그 평가방식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는 활발히 진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일부 구체적인 제안도 있었다.
 

토론자로 참석한 (왼쪽부터)김동욱 고양청년네트워크파티 회원, 김도환 고양YMCA 사무총장, 권명애 고양시민회 공동대표, 이성한 고양시민주권회의 공동대표, 이종구 성공회대 교수, 이영아 고양신문 발행인.


이성한 고양시민주권회의 공동대표는 “다수의 고양시민들이 참여하는 정책컨퍼런스나 정책 제안대회를 개최해야 하며, 시민들의 요구를 모아 후보들에게 제안하고 의견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칭 100인 위원회에서 합의된 내용을 평가기준으로 정하고 정당 공천에 그 내용을 적극 반영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아 발행인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100여 개의 시민단체가 모여 출마예정자의 자질과 비전을 평가해 점수를 매겨보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며 “그 점수를 정당에 알리고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이후 일부 참석자는 “평가단을 구성하는 가이드라인이 대략적으로 정해진다면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며 “정당공천이 3월로 예상되고 있으니 그 전에 평가를 마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후보자와의 면접이나 후보자 간 토론회를 열어야 그들의 생각을 면밀히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평가방법에 대한 논의가 빨리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이종구 성공회대 교수는 “이번 선거는 지방자치 내실화라는 중요한 과제를 떠안고 있는 선거임을 잊지 말아야한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거대 담론 보다는 주민생활과 밀착된 쟁점들이 주로 논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양포럼 신년토론회에는 13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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