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뽑기

꽃을 기르는 자는 잡초를 뽑지만 잡초를 기르는 자는 꽃을 뽑는 것이 세상사다. 그래서 잘못하면 서로를 잡초로 규정하기 쉽다. 이러하기에 일찍이 양명선생은 화단의 잡초를 뽑아내고 있는 설간(薛侃)이란 학인에게 “이렇게 선하다거나 악하다고 보는 것이 다 자신을 좇아 일어난 생각이기 때문에 곧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다(此等看善惡 皆從軀殼起念 便會錯)『傳習錄』<上卷>”고 가르친 적이 있다. 그러자 설간은 “그렇다면 잡초를 뽑으면 안 되겠군요?”라고 반문하였다. 그러자 양명선생은 “꽃을 기르려면 잡초를 뽑기는 뽑아야지. 그러나 선악을 규정할 때는 자기의 삿된 뜻을 첨가시키지 말고 오직 천리(天理)를 따르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대답 하셨다한다. 자신의 이해득실로 선악을 구별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다.

요즘 잡초를 뽑는다는 말이 세상에 나돌고 있다. 그런데 누가 잡초인가? 오직 삿된 마음이 없는 사람만이 선별할 수 있을 텐데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쉽게 찾는 방법을 하나 소개 하겠다. 마음의 냄새를 맡아 보라 악취가 나면 그가 곧 잡초이다.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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