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장안사, 청도에 대규모 사찰 건립

종교활동이 금지된 중국에 국내의 한 승려가 오랜 설득작업 끝에 당국의 허가를 얻어 대규모 사찰을 짓기로 했다. 일산 풍동에 있는 장안사의 병진 주지스님은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중국 산동성의 청도에 제2의 장안사를 짓기 위해 지난해부터 산동성 관계자들과 활발한 접촉을 가져왔다. 결국 지난 달 정식으로 건축허가를 얻어 18일 사찰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떳다. 사찰은 시내 중심부와 바닷가에 인접한 ‘석노인 관광단지’ 안에 사찰부지 1천평을 확보하고 우선 160평에 대해서만 건물공사에 들어간다.
청도의 사찰 건립계획은 지난 해 10월 처음 현지 인민위원회와 접촉을 갖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그 동안 국내 불교계가 일본과 미국 등지에 진출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중국 현지에 대규모 사찰을 자체 건립하기는 한중수교 이후 처음이다.

장안사측은 중국정부가 사찰을 지어주는 대신 10년간의 토지 임대료를 선불로 지불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고 올해 9월중 완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청도(칭다오)시는 상하이, 베이징과 더불어 한국 기업들의 활동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전체 도시인구는 고양시와 비슷한 70만명으로 이중 한국교민은 5만명에 이르며 조선족도 10만명 이상 거주하고 있다. 교민 중 경제활동 인구만도 2만명이며 사업체만도 공식적으로 600개 업체를 포함 1천400개 업체가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병진스님은 사찰의 적임지로 청도를 선택한 계기에 대해 “중국에서는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된 이후 이곳 주민들은 주말에 대부분 시간을 주점을 찾거나 골프, 관광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 정신적인 구심점이 없다”며 “비교적 교민들이 많은 청도에 사찰을 세워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청도가 있는 중국의 산동성은 과거 9세기 통일신라의 해상왕 장보고의 중국내 해상무역의 거점으로 신라인들이 많이 이주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장보고는 신라방, 신라소와 더불어 법화원이라는 사찰도 지어 많은 신라 승려들이 찾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법화원은 일본 승려에 의해 운영. 일본은 70년대 중일 수교 전후 법화원을 인수하기 위해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이며 인수 후에는 사찰을 복원. 현재는 ‘엔린’이라는 일본 천태종 창시자가 세운 절터라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병진스님은 “중국의 많은 민족들이 시간이 갈수록 중국에 동화되는 과정을 거치며 자신들만의 문화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안사의 이번 중국진출은 이런 의미에서 중국안의 한국의 얼을 찾고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들과 조선족들에게 한국문화의 뿌리를 찾고 한국인으로써의 긍지를 잃지 않기 위한 초석이라는 해석.

청도에 세워지는 장안사는 완공 후 국내에서 스님을 파견해 운영할 계획이다. 중국은 청도를 비롯해 교민들이 많은 몇몇 도시에서는 종교활동이 허용되고 있어 많은 교민들과 조선족들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안사측은 중국이 종교시설 설립자체를 허용하고 있지 않아 우선 민속시설물로 지은 후 완공후 종교시설로 용도를 변경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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