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손 큰 보람> 고양예고 봉사동아리 담쟁이

[고양신문] 길을 걸어가다 우연히 벽에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놀랐던 경험이 한두 번씩 있을 것이다. 이런 벽화봉사로 우리 주변을 밝혀주는 고양예고 1, 2학년 학생과 학부모로 이뤄진 봉사단체 담쟁이를 만나봤다. 담쟁이 봉사단은 지난해 10월 강매교(행신2동) 담장벽화 작업을 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하루에 8시간 이상 벽화를 그리는 일이 만만치만은 않았다.

이화연(1학년) 학생은 이번처럼 큰 작업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도로이다 보니 차가 많아서 삭막했는데, (벽화로 인해) 분위기가 밝아진 것 같아서 좋다”며, “시민께서 벽화를 보고 좋다고 하실 때 뿌듯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김예원(1학년 대표) 학생은 “1학년과 2학년이 힘을 합쳐서 680m나 되는 벽을 이틀만에 다 완성시켰다”며, “환경도 많이 열악하고 친구들도 많이 힘들어해서 대표로서 보기가 좀 힘들었는데, 그래도 예쁘게 완성된 모습을 보니까 뿌듯하고 좋은 것 같다”며 담쟁이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줬다.

유영진(2학년) 학생은 “스케치, 채색, 바탕정리 작업을 했는데, 생각보다 봉사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윤하(2학년) 학생도 “힘들고 더워서 지쳤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함께 봉사에 참여한 김소정 학생의 어머니는 “좁은 길에 봉사를 하다 보니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하실 수 있지만, ‘쓸데 없는 거 하면서 길을 막고 있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면서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10월이지만 뜨거운 날씨에 8시간 이상 벽화를 칠하며 봉사하는 사람도 있는데 약간의 불편함도 못 참는 사람들이 있어 마음이 불편했다는 얘기다. ‘나 뭐하고 있지? 좋은 일 하러 나왔는데’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래도 서운한 마음보다는 봉사를 마무리하고 돌아설 때 기쁜 마음이 더 크니까 봉사를 하는 거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고양에서 봉사하는 거라 1년 후, 6개월 후에도 보게 될 때 뿌듯함은 더 크다는 것. 어머니는 “지나다니는 시민들께서 큰 것을 위해 조금, 아주 조금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시인숙 학부모 단장은 “강매역이 강매교에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통카드를 찍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가려면 10분에서 15분 거리의 다른 건물 화장실로 가야해서 불편한 점이 있었다”며, 강매역과 협조가 되지 않은 점을 아쉬워했다.

딸이 담쟁이 출신인 유순덕 행신2동 주민자치위원도 3기 학부모 단장으로 활동했다. 봉대산(강매역 남쪽)에 다니다가 지저분한 강매교를 보고 동에 강력하게 요청해 강매교 벽화사업이 진행되도록 했다. 이날처럼 담쟁이 봉사동아리 봉사가 있으면 응원을 나오기도 한다. 제일 길었던 벽화봉사는 일산역 800m, 태영아파트 200m를 잇는 총 1000m의 벽화였다. 2013년 당시 고양예고 학생, 학부모, 입주민 약 200여 명 봉사자들과 함께 그렸다.

2017년도 현재 8기 1학년까지 내려오고 있는 담쟁이는 주로 벽화봉사, 페이스페이팅 봉사, 도자기 공예를 통한 기부활동을 해오고 있다. 고양시 곳곳에서 담쟁이의 벽화를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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