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구 고양예총회장 문화재단 대표 선임두고 비판 거세

아람누리 전경

임기 내내 분쟁과 고발로 얼룩졌던 고양문화재단 
“또 정치도구로 활용하나” 재단 안팎서 비판 봇물 
새 대표이사로 낙점된 박정구 고양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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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위한 호남표’ 구애 의도 다분, 전문성은 ‘글쎄’

[고양신문] 전직 대표의 갑작스런 사직서 제출로 시끄러웠던 고양문화재단에 신임 대표 이사로 최성 시장의 대선캠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박정구 현 고양예총회장이 낙점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지역문화계는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문화재단 대표자리를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한 꼴”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앞서 고양시는 지난 1월 박진 대표의 갑작스런 사퇴 이후 공석이었던 고양문화재단 대표이사 채용공고(1월 25일~2 월 9일)를 진행했으며 총 7명의 후보가 접수했다. 이후 고양문화재단 이사회는 설 명절 전후로 서류와 면접 등을 거쳐 박정구(61) 현 고양예총 회장과 탤런트 이동신(62) 전 고양예총 회장 등 2명으로 압축해 시에 전달했으며 최성 시장이 박정구 회장을 지난 23일 최종 낙점한 것.

하지만 이번 결정을 두고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선 대표이사로서의 자격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양예총회장을 오랫동안 역임하면서 지역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은 큰 장점이지만 시설운영 등에 대한 경험은 사실상 전무해 아람누리와 어울림누리라는 대규모 문화시설을 책임져야하는 재단대표로 과연 적절한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경영마인드도 갖춰야 하는 문화행정가로서의 전문성이 부족하지 않냐는 지적이다.

문화예술전문가인 이용관 한국경영 예술연구소장은 “이번에 대표이사로 낙점된 분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원칙적으로 고양문화재단의 대표 자리에는 전시시설의 운영에 관한 전문성과 경험이 있거나 또는 고양시의 문화정책, 시민문화예술, 생활문화 등 전반에 대해 밝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00만 도시라면 이러한 경력이 충분하고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대 표이사가)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나타냈다.

공모절차 또한 너무 급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다. 타 지역 문화재단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재단대표를 공모하는 절차는 보통 두 달은 걸려서 진행 하는데 불과 열흘만에 공모절차를 마치고 선임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봐도 너무 급조된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대표이사로 낙점된 박정구 회장은 고양문화재단의 현직 이사로서 사실상 인사위원회인 고양문화재단 이사회가 동료이사를 심사해 선임한 꼴이 되어버렸다. 심사에 참여한 한 인사는 “공모에 참여한 후보군 중 그나마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고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생각해 최종후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 공정성 시비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박정구 고양예총회장이 지난해 대선에서 대선캠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최성 시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행보가 아니냐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한 박 회장이 호남향우회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호남표심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의혹들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문화단체의 한 관계자는 “세종문화재단 등 타 지역 문화재단의 경우만 봐도 대표나 이사가 공석임에도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대행체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유독 고양시만 급하게 후임자를 선임하려고 하고 있다”며 “남은 6개월은 대행체제로 운영한 뒤 다음 시장에게 결정권을 넘기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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